[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아파트 가격 하락으로 집단대출을 둘러싼 입주자와 건설사 간의 분쟁이 잦아진 탓에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6년 만에 가장 높아졌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10월 말 국내은행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이 0.94%로 한 달 전보다 0.08%포인트 상승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2006년 10월(0.94%) 이후 6년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2010년 10월 말 0.44%에서 2년 만에 두배 넘게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급등한 것은 아파트 집단대출(분양 후 입주 전까지의 중도금과 이주비 등 대출) 연체가 많이 쌓였기 때문이다.
집단대출 연체율은 10월 말 1.96%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0년 12월 말(0.95%) 이후 가장 높았다.
집단대출 연체가 쌓이는 까닭은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높다는 등의 이유로 돈을 갚지 않는 채무부존재 소송 때문이다.
집단대출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은 0.44%로 아직 안정적인 수준이다.
금감원 은행감독국 권창우 팀장은 "집단대출 분쟁 사업장이 늘진 않았지만, 채무부존재 소송에 패소한 분양자의 대출이 만기가 돼 연체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가계의 신용대출 연체율도 1.15%로 한 달 전보다 0.11%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합친 가계대출 연체율은 1.01%로 다시 1% 위로 올라섰다. 지난 8월 말에도 가계대출 연체율은 1.01%를 기록했었다.
이는 지난 2006년 10월(1.07%)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대출 연체율도 올랐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1.63%로 전월 보다 0.21%포인트 뛰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27%포인트 오른 1.24%,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0.20%포인트 오른 1.77%를 기록했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그룹에 대한 대규모 여신이 연체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더한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은 1.35%로 한 달 전보다 0.16%포인트 상승했다.
원화대출 잔액은 1109조6000억원으로 전월 보다 6조1000억원(0.55%) 늘어났다.
가계대출이 2조1000억원 늘어난 458조4000억원, 기업대출이 3조6000억원 늘어난 628조5000억원이다.
권 팀장은 "연말에 연체·부실채권을 적극적으로 정리해 연체율을 낮추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