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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녀 임금격차 39%로 OECD 1위… OCED 평균 2.6배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격차 폭이 10년째 거의 변동이 없어 개선 기미도 전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산업구조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바뀌고 있어 앞으로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30일 OECD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는 39%에 달해 통계가 있는 28개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남녀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남성이 월급 100만원을 받으면 여성은 61만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또 OECD 28개국 평균(15%)의 2.6배에 달하는 것이며, 2위 일본(29%)과도 10%포인트나 차이가 나는 압도적인 1위다.

국가별로는 한국과 일본에 이어 독일, 이스라엘(이상 21%), 미국, 캐나다, 핀란드, 스위스, 오스트리아(이상 19%), 영국, 체코(이상 18%) 순으로 임금격차가 컸다.

헝가리, 폴란드, 스페인은 6%로 가장 낮았고 뉴질랜드(7%), 노르웨이(8%), 벨기에(9%)도 남녀 간의 임금 차이가 한자릿수에 그쳤다.

한국 남녀 임금격차는 10년 전인 2000년에도 40%로 OECD 회원국 중 1위였다. 이후 10년간 격차가 1%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친 셈이다.

반면 일본은 이 기간 남녀 임금격차가 34%에서 29%로 낮아진 것을 비롯해 이스라엘이 28%에서 21%로, 미국 23%에서 19%로, 캐나다 24%에서 19%로, 오스트리아 23%에서 19%로 각각 개선됐다.

OECD가 올해 세계여성의 날(3월8일)을 맞아 펴낸 `젠더 이니셔티브' 보고서에서도 2009년 기준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는 38.9%로 관련 통계가 있는 27개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한국 여성의 임금이 남성보다 현저히 낮은 것은 출산·육아 부담에 따른 경력단절 때문으로, 육아를 마치고 다시 취업해도 지위가 낮고 고용 안정성은 떨어진다.

또 한 직장에 오랫동안 근무하더라도 단순 사무직이나 비정규직이 많은 것이 하나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

작년 여성 취업자 중 자영업자 등을 제외한 순수 임금근로자는 73.6%였는데 이중 상용직이 37.0%, 임시직이 28.7%, 일용직이 7.9%로 나타나 고용계약기간이 1년 미만인 임시·일용직이 상용직과 거의 같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산업 구조가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바뀌고 있어 남녀 임금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비스업이 제조업보다는 고용 안정성이 좋지 않고 임금도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영옥 선임연구위원은 "유럽은 복지정책이 잘 운영되다 보니 공공부문에서 사회복지사, 요양보육사 등의 여성 일자리를 만들어 흡수하는 면도 있다"며 "사회 서비스가 확충될수록 질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