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가 신용카드의 10%에 불과한 체크카드의 가맹점 수수료율을 신용카드와 비슷하게 책정해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 체크카드의 수수료율은 외국보다 최대 7배까지 높은 수준이어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비씨카드, 하나SK카드, 현대카드 등 대형 카드사의 체크카드 평균 수수료율은 영세 가맹점의 경우 1.0%이지만 일반가맹점은 1.5~1.9%다.
여신전문금융업 개정에 따라 신용카드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평균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으나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전혀 손대지 않고 있다.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신용카드 규제와 체크카드 장려정책 등으로 최근 카드산업 추세가 신용카드에서 체크카드로 옮겨지고 있는 가운데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낮추더라도 미래의 주수입원이 될 가능성이 큰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높게 책정해 밑지지 않은 장사를 하겠다는 심산이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체크카드 일반가맹점의 중간 수수료율은 유류 판매가 1.9%에 달하고 유통업은 1.75%다. 또 숙박, 여행, 백화점, 노래방, 편의점, 의류, 서점, 국산 신차, 금융보험, 의료기관, 화장품, 유흥 및 사치업 등은 1.7%이며, 골프장, 주유소, 종합병원은 1.5%다.
이 같은 수수료율은 신한카드 등 대부분의 카드사도 비슷하다.
신용카드와 마찬가지로 체크카드에서도 힘이 센 가맹점이 몰려 있는 골프장 등에 대해서는 카드사들이 우대하고 있다.
골프장과 주유소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모두 중간 수수료율이 1.5%로 같고, 할인점도 1.65%로 동일하다.
유류판매는 신용카드 중간 수수료율이 2.0%, 체크카드가 1.9%, 백화점과 슈퍼마켓은 신용카드가 2.1%, 2.0%였으나 체크카드는 1.7%다. 유통업과 상품권은 신용카드가 1.85%다. 체크카드는 각각 1.75%와 1.7%다.
우리나라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신용카드의 최대 80% 수준에 육박하는 등 신용카드에 버금가는 수수료율을 내고 있지만 체크카드의 부가서비스 혜택은 신용카드의 10% 수준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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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 등 부가서비스는 신용카드에 몰려 있고 체크카드는 상품 구매 결제 용도 외에는 쓸모가 거의 없다. 체크카드가 있더라도
부가서비스 이용을 위해 신용카드 1~2장 정도 갖고 다니는 직장인들이 많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는 카드론, 리볼빙 등 신용 대출 서비스를 제대로 할 수 없고 계좌에 있는 돈만 쓰게 돼 있어 부가서비스를 많이 줄 수 없다"면서 "부가 혜택은 신용카드의 10% 수준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가서비스가 없는 만큼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신용카드보다 지금보다 훨씬 더 낮춰야 적정하다.
소비자단체에서는 신용카드는 카드사가 미리 돈을 내고 나중에 돈을 되돌려받아 관리 비용 등이 들지만 체크카드는 고객 계좌 예치액을 입출금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수수료를 높게 받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도 미국의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0.7%, 캐나다는 0.2% 수준이어서 우리나라가 2~7배 비싸다고 볼 수 있다. 또 이들 국가의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신용카드의 30%(미국), 10%(캐나다)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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