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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금융사 점유율·순익 급감… 일부는 한국서 이탈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외국계 금융회사의 한국 점유율이 올 들어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배당과 과잉 수수료, 고금리 대출, 사회적 책임 망각 등으로 탐욕에 찌들었다는 비난을 들었던 대표적 외국계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씨티은행의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보다 60~70%가량 급감하는 등 영업실적도 부진했다.

국내에서 경쟁이 어려워지자 짐을 싸 철수하기로 한 외국계 금융사들도 잇따르고 있다.

3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외국계 은행과 보험사, 자산운용사의 한국시장 점유율이 모두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업권별로 보면 외국계 은행인 SC은행의 대출금 기준 점유율은 지난 6월 기준 3.1%로 지난해 6월 3.6%보다 0.5%포인트, 씨티은행은 2.3%에서 2.2%로 0.1%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1분기 국내 외국계 생보사 11곳의 수입보험료(보험 가입자가 낸 보험료 합계) 기준 점유율도 18.6%에 그치며 지난 2007년 23.5%에서 크게 낮아졌다.

외국계 손보사 15개의 점유율 역시 원수보험료(보험회사가 가입자로부터 거둬들인 전체 보험료) 기준 2011년 2.2%에서 지난 1분기 2.0%, 경과보험료(보험책임이 지난 기간에 해당하는 보험료) 기준 3.5%에서 3.0%로 하락했다.

외국계 지분율이 50% 이상인 자산운용사 23곳의 점유율은 지난해 11월 말 17.1%에서 지난달 말 15.9%로 떨어졌다.

당기순이익도 곤두박질쳐 올해 3분기 SC은행의 당기순이익은 408억원으로 지난해 1133억원보다 64.0%, 씨티은행은 1392억원에서 371억원으로 73.3% 급감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는 지난 6월 기준 23곳 가운데 9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짐을 싸서 한국을 떠나는 외국계 금융회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은 지난달 국내에 진출한 지 5년 만에 서울지점을 철수하기로 했고, ING그룹의 ING생명과 영국 아비바그룹의 우리아비바생명도 지분정리에 나섰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국내 소매금융영업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C은행과 피델리티자산운용도 한국에서 철수한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회사 측에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한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불황으로 글로벌 금융사들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다 보니 영업이 잘 안 되는 시장부터 줄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