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상당수가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8%대 성장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성장률이 내년에도 마이너스로 예상되는 등 유럽 재정위기가 지속돼 세계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분석했다.
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세계 주요 투자은행(IB) 10곳이 지난 11월말 현재 전망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평균치는 올해 2.3%, 내년 3.0%였다. 또 전망치를 내놓은 10곳 중 4곳이 10월말에 비해 전망치를 내렸다.
투자은행별로는 노무라(2.5%), UBS(2.9%), 메릴린치(2.8%), 도이체방크(2.6%), BNP파리바(2.9%) 등으로 투자은행들의 절반이 2%대를 예상했다.
하지만 씨티(3.4%), 골드만삭스(3.4%), JP모건(3.2%), 모건스탠리(3.7%), 바클레이즈(3.0%) 등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 이상으로 전망했다.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3.1%로 올해 2.9%보다 0.2%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는 8월말에 집계한 3.2%보다 0.1% 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11곳 중 6곳이 전월보다 전망치를 낮췄다.
투자은행별로는 JP모건이 전망치를 2.5%에서 2.4%로 내려 세계 경제를 가장 부정적으로 봤고 씨티(2.6%), UBS(3.0%), 도이치방크(3.1%), 모건스탠리(3.1%) 등도 줄줄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세계 경제에 대해 가장 긍정적으로 내다본 골드만삭스도 3.6%에서 3.3%로 조정했다.
내년 세계 성장률을 올린 곳은 3.1%에서 3.2%로 조정한 메릴린치 한 곳뿐이었다.
내년에도 유로존이 세계 경제 침체의 주범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유로존 성장률은 8월말 집계에서는 0.0%로 예상됐으나 이번에는 -0.2%로 하향조정됐다.
올해 성장률 -0.4%보다는 나아지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 것.
11곳의 IB 중 6곳이 유로존 성장률을 8월말에 비해 전망치를 낮췄으며, 상향조정한 곳은 1곳에 불과했다.
특히 노무라(-0.8%), 씨티(-0.7%) 등은 내년 유로존 성장률을 올해보다 더 낮게 제시해 유로존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IB들의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8.0%로, 올해 7.7%보다 상승해 8%대 성장률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8%로 올해 2.2%보다 낮았다.
삼성경제연구소 김득갑 글로벌연구실장은 "세계경기 부양을 위한 카드가 소진돼 내년에는 세계 경제가 회복돼도 반등에 한계가 있다"라며 "유럽 재정위기가 지속돼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며 전체적으로 성장률이 큰 폭으로 증가하기는 어렵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