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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 육지 넘어 바다서도 `활개'

[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보험사기 범죄가 육지뿐 아니라 바다에서도 활개를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위 실종, 해난사고 위장, 선박 방화 등의 사기 수법으로 인해 손해보험업계가 4년간 본 피해가 무려 1000억원이 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손보업계와 해양경찰청이 공조해 대응 마련에 나섰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들이 지난 2009년부터 올해까지 해상보험 범죄로 보상한 금액이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손보사들은 이에 대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장기 불황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어업·해운 종사자들이 대거 보험사기를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존속살인이나 자동차 고의사고 등이 육지에서 흔한 보험 사기 수법이라면 바다에서는 허위 실종, 해난 사고 위장 등 방법이 자주 동원된다.

실제로 지난 2009년 6월에는 조업 중 다친 것처럼 사고경위서를 허위로 작성해 치료비와 휴업 급여 등 보험금 5000여만원을 받은 선원과 병원 관계자 20명이 울산 해경에 검거됐다.

2010년 9월에는 수리가 필요한 선박을 해난 사고로 파손된 것처럼 위장해 보험금 5억원을 타 낸 해운사 대표 등이 적발됐다.

항해 중인 선박의 기관실에 산소용접기로 불을 지르고서 단순 화재로 위장해 보험금 36억원을 청구한 기관장 등 2명이 지난 2009년 4월에 검거됐고 지난해 4월에는 수리 의뢰된 선박을 고의를 파손하고서 중고부품 등으로 교체하고 수리 내용을 과장하는 수법으로 11억원의 보험금을 타낸 정비업체 대표가 잡혔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글로벌 불황으로 해상 물동량이 줄어들면서 해운·조선업계가 장기 침체 국면에 빠지자 해상보험 관련 사기가 기승을 부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해상 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손보사들은 각사에 설치된 보험범죄특별조사팀(SIU)에 해경 출신 인력을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형사나 간호사 출신이 많은 SIU가 해상 범죄에는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해상 범죄가 급증하는 추세를 고려해 해경 수사관만 참여하는 보험범죄 아카데미를 신설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손보협회가 4일 해양경찰청과 업무 협약을 한 것도 보험 사기에 대처하려는 방편이다.

이강덕 해양경찰청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해양 선박·화물·어업 종사자 등이 연루된 보험 범죄에 대응하고자 손보협회와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등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수사기법을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