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신용카드사들이 보험상품의 카드수수료를 주요 선진국보다 최고 8배나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카드사들이 수수료를 더 올리겠다고 나서자 손해보험사들은 인상 산정 내용을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거부 시에는 실력 행사에 나서겠다고 정면 대응을 천명했다.
5일 카드·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업종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평균 2% 중반대지만 호주는 0.33%, 영국은 0.9%, 미국은 1.43~1.89% 수준이다.
외국의 보험업종 수수료율은 올해 비자·마스터카드 수수료 운영 기준을 토대로 산정했다.
손보사들은 우리나라 신용카드 결제구조가 호주 등 일부 국가보다 복잡하더라도 수수료율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높은 카드 수수료는 보험사의 일반관리비용으로 처리돼 영업 보험료에 반영되기 때문에 결국 보험료로 인상요인으로 작용해 고객에게 부담이 전가된다.
이런 가운데 카드사들이 보험 수수료율 인상 움직임을 보이자 손보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을 이유로 수수료율을 최대 20%까지 올려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그러나 손보사들은 카드사들이 뚜렷한 근거도 없이 수수료를 올리려 한다며 최근 카드사들에 수수료 인상 산정 내용을 제출해달라며 맞불을 놨다.
오는 21일까지 수수료율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새로운 신용카드 표준약관에 따라 22일부터는 카드사들이 일방 통보한 수수료를 수용하거나 가맹점에서 탈퇴해야 하는데, 손보사들은 카드사들이 인상 산정 내용을 공개하면 적정 여부를 검증하고서 협상에 나설 방침이지만 카드사들이 거부하면 가맹점 해지 등 강경 조치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손해보험협회는 보험료를 카드 대신에 현금이나 계좌 자동이체로 받으면 위법인지를 알아보려고 법률 자문을 의뢰한 상태다.
손보사 관계자는 "보험은 카드사의 별도 영업이 필요한 게 아니라 고객이 상품 구매 시 자동 결제하는 방식이라 수수료가 높을 이유가 없다"면서 "수수료율이 떨어지는 만큼 보험료를 내리려고 했는데 세계 최고 수준의 수수료를 또다시 올리겠다고 하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