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올해 들어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주택금융공사의 전세자금보증 공급액이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연간 공급액은 1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자금보증은 무주택 서민이 별도의 담보나 연대보증 없이 은행에서 전세자금이나 월세보증금을 빌릴 수 있도록 주택금융공사가 신용보증을 해 주는 제도로, 만 20세 이상 부양가족이 있는 세대주와 결혼 예정자, 소득이 있는 단독 세대주는 개인별로 연간소득의 2.5배 안에서 최대 1억5000만원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12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세자금보증 공급액은 모두 10조270억원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하반기 월평균 공급액은 9400억원이 넘어 11조원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있어 올해 공급액이 10조7500억원에서 11조원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자금보증 공급액은 매년 상승세를 이어왔다.
지난 2008년 3조5490억원이었던 공급액은 2009년 4조6757억원으로 31.7% 늘었고, 2010년에는 5조7668억원으로 23.4%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9조3152억원으로 61.5%나 급등했다.
올해는 1~11월 공급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한 것으로 상승폭은 줄었지만 증가세는 계속되고 있다.
가을 이사철이 끝나 지난달에는 전세시장이 소강상태였지만 겨울방학을 앞두고 학군 수요가 생기면 이달 전세자금보증 공급액 증가폭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2년간 훌쩍 뛰어오른 전세가격 때문에 기존 전세자금대출을 갚지 못하고 보증공급액을 연장ㆍ증액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지난달 전세자금보증 공급액 가운데 신규 공급액은 70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늘어난 데 비해 재계약 등에 따른 기한연장 공급액은 2812억원으로 33.4%나 증가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집이 예전과 같은 투자 가치를 잃고 전세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이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난이 계속되면 내년에도 보증 수요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