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한은은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부에서 김중수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11월에 이어 이달에도 연 2.75%로 유지했다. 10월 이후 두 달째 동결이다.
최근 들어 수출이 회복돼 올해 3분기를 저점으로 국내 경기가 완만하게 살아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데다 올해 7월과 10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린 정책 효과뿐만 아니라 엿새 앞으로 다가온 대선 결과에 따른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정책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 시한이 3주 앞으로 다가온 만큼 협상 타결 여부 등 대외여건의 변화 가능성을 기다릴 필요성이 있고, 국내 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다소 호전되고 있는 점도 동결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전 분기 대비 0.1% 성장에 그치고 10월 산업활동동향에서 광공업을 제외하고 소비ㆍ서비스 생산이 일제히 감소하는 등 10∼11월중 일부 실물지표가 나빠진 상황에서 `아직도 바닥을 지나지 않았다'는 L자형 저성장 우려가 계속되고 있고 원ㆍ달러 환율의 가파른 하락 등의 요인으로 국내 경기회복의 모멘텀까지 약해지면 내년초께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향후 경기가 더욱 나빠진 것이 확인될 때를 대비해 금리 인하 여력을 비축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한시적 관망' 차원에서 금리를 동결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중수 총재도 지난 7일 한은 금요강좌에서 "통화정책은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실물경제 움직임 등을 감안해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당면과제"라며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책임연구원은 "연말에 금리를 움직인 예가 흔치 않았고, 대선 결과를 지켜보자는 판단으로 동결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올해 4분기 경제성장률을 확인하고 내년 1월 경제전망을 내놓을 때 금리를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