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애플 주장 기각했는데 삼성전자 울었다?

[재경일보 박우성 기자] 애플과 삼성전자간 특허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미국 법원이 애플의 주장을 기각했지만 삼성전자가 우는 기묘한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미국 법원이 '삼성전자가 표준특허 권리를 남용했다'는 애플측 주장을 심리하지 않기로 했는데, 특허 침해 여부나 배상액과 같은 핵심적인 부분은 아니지만 애플에 유리한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결정은 지난 6일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소송의 최종심리가 시작된 이후 처음 나온 것이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특허전문 블로그 포스페이턴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의 루시 고 판사는 이날 "'애플이 삼성전자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배심원단 평결이 이미 나왔기 때문에 애플의 이 부분 주장이 소송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지금으로서는 따져 볼 필요가 없다"며 삼성전자가 제기한 표준특허 2건 침해 사안을 이번 소송에서 다루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삼성전자는 3세대(3G) 이동통신과 관련한 2건의 특허를 애플이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애플은 삼성전자가 부당한 방법으로 특허를 취득하고 과도한 특허사용료를 매기는 등 표준특허 권리를 남용했다고 맞섰다.

지난 8월 하순 이 법원 배심원단이 이와 관련해 "애플이 삼성전자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며 애플의 손을 들어 줬으나, 애플측 주장 중 '삼성전자가 표준특허 권리를 남용했다'는 부분은 인정하지 않자 애플은 추가로 이의신청을 냈었다.

이날 법원이 해당 특허가 무효라는 애플의 주장을 기각해 애플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이에 따라 이번 소송에서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는 표준특허가 아무런 힘을 쓸 수 없게 됐기 땜누에 전문가들은 애플에 유리한 결정이 내려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블룸버그와 포스페이턴츠는 불심리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삼성전자의 해당 특허 침해 주장을 원천봉쇄하려는 애플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결정 취지로 볼 때 이번 결정이 애플에 유리하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