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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우대' 카드사, 이제서야 VVIP카드 혜택 줄이기 나서

[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카드사들이 카드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경영난을 이유로 일반신용카드 부가서비스 혜택을 대폭 줄이면서도 최대 1000만원 가까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초우량고객(VVIP) 카드의 혜택을 줄이지 않아 비난이 커지자 뒤늦게 VVIP카드 혜택 줄이기에 나섰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는 연회비 20만원 이상의 VVIP카드에 집중된 지나친 부가혜택을 줄이기로 하고 내년 상반기에 실행하기로 했다.

하나SK카드와 롯데카드, 비씨카드 등도 VVIP카드 혜택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카드사들이 일반 신용카드의 부가 서비스를 절반 이상 줄이면서 VVIP카드에 대해서는 기존의 파격적인 부가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진 데다 이를 바로잡으라는 금융당국의 압력도 더 이상 무시하기 어려워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생정부를 강조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프리미어카드'(연회비 100만원), `THE ACE카드'(50만원), `더 베스트카드'(20만원), `더 레이디 베스트카드'(20만원)의 부가 혜택을 줄이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특히 `프리미어카드'는 특급호텔 무료 숙박, 동반자 항공 비즈니스석 무료 제공, 골프장 홀인원 기록 시 축하금 200만원 지원 등 일반인들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이들 VVIP카드로 부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전월 실적을 상향 조정하거나 마일리지 또는 포인트를 축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VVIP카드 혜택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있어 합리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면서 "연내 금감원 신고를 마치면 내년 상반기부터는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카드는 동반자 무료 항공권과 명품 이용권 20만원, 면세점 이용권 10만원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연회비 60만원의 `The Purple'카드의 부가혜택을 축소하기로 했다.

삼성카드도 연회비 200만원의 `라움 카드'의 부가 혜택을 축소할 예정이다.

국민카드는 내년 1월부터 연회비 100만원인 `KB국민 태제 스카이패스카드'와 `태제 토탈마일카드'의 마일리지 적립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사용액이 200만원만 넘으면 1500원당 2마일을 적립했으나 내년부터는 500만원을 넘어야 가능하며, 간호사 방문 서비스나 24시간 헬스케어 서비스 등도 종료한다.

또 연회비 30만원인 `KB국민 로블 스카이패스카드'와 `로블 토탈마일카드'도 내년부터 1500원당 3마일을 적립해주던 프로모션 행사를 중단하고 월간 적립한도를 기존 5만마일리지에서 1만5000마일리지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여행비 지원은 최대 3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축소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VVIP카드는 해당 카드사의 이미지를 고급스럽게 하는 효과가 있어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경쟁적으로 유치해왔으나 비난 여론이 커서 부가 혜택을 점진적으로 줄이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