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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한국대륙붕 경계안 유엔 제출… '아시아 페르시안 걸프' 노린다

[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정부가 26일(현지시간) 한국 대륙붕 경계선이 오키나와 해구까지 이어졌다는 내용의 대륙붕 한계 정식정보를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CLCS)에 제출했다.

우리가 제출한 200해리 밖 우리측 대륙붕 면적은 3년 전 예비정보 제출 당시에 비해 2배 이상 넓어진 것으로, 최근 중국이 제출한 대륙붕 한계 지역과 일부 겹치는 데다 일본의 반발도 예상돼 3국간 외교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는 27일 우리측 대륙붕의 외측 한계선이 지난 2009년 5월 CLCS에 예비정보를 제출했을 때 설정했던 것보다 최소 38㎞, 최대 125㎞까지 일본쪽으로 더 들어간 북위 27.27~30.37도, 동경 127.35~129.11도 사이에 위치해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고정점 85개를 지정해 도출한 한계선은 지난 2009년 예비정보 제출 당시 규정한 한계선보다 일본 쪽으로 최대 125㎞ 다가선 것으로, 일본 영해로부터 불과 5해리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2009년에는 우리 영해기선에서 200해리 바깥인 제주도 남쪽 한일공동개발구역(JDZ)내 수역(총 1만9000㎢)까지를 우리 대륙붕으로 규정했다.

정부는 국제법 규정에 따라 대륙붕 권원(權原) 주장이 가능한 최대범위인 `우리 영해기선으로부터 350해리 내에서 대륙사면의 끝(FOS)+60해리' 공식을 적용해 한계선을 설정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동중국해에서 우리나라의 권원이 미치는 대륙붕 끝이 육지영토의 자연적 연장에 따라 오키나와 해구까지 뻗어나간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국토해양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립해양조사원 등 관계기관 및 민간 전문가들과 협의를 거쳐 예비정보 제출 당시보다 대륙붕 한계가 더 넓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이번에 800쪽 분량의 정식제출 자료를 만들었다.

우리측 한계선은 중국이 최근 CLCS에 제출한 대륙붕 한계선에 비해서도 일본 쪽에 더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지난 14일 유엔에 제출한 대륙붕 한계정보에서 대륙붕 한계를 과거보다 확대했는데, 한계선이 북위 27.99~30.89도, 동경 127.62~129.17도 사이에 위치해 있다.

한중 양국은 자국의 대륙붕이 오키나와 해구까지 뻗어있다는 데 대해서는 같은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한중 양국의 대륙붕이 오키나와 해구까지 이어졌다는 주장에 대해 일본은 "해양 권익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해 온 만큼 이번에도 강력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지형학적으로 대륙붕이 없는 일본은 배타적경계수역(EEZ)인 200해리까지는 대륙붕 탐사 및 천연자원 개발 권리가 인정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일본은 또 동중국해의 폭이 400해리가 되지 않는 만큼 대륙붕 한계 문제가 존재하지 않으며 중간선(한·중·일 해안에서 같은 거리)을 대륙붕 경계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처럼 3국이 대륙붕 경계에 대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대륙붕 연안국이 대륙붕 탐사 및 천연자원 개발에 관한 주권적 권리 행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중일이 주장하는 대륙붕 한계가 서로 겹쳐 있는 동중국해의 대륙붕은 사우디아라비아의 10배에 가까운 천연가스와 석유를 매장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돼 ‘아시아의 페르시안 걸프’로 불린다.

CLCS는 인접국들이 해당 대륙붕에 '분쟁'이 있다고 유엔에 이의를 공식 제기할 경우 해당 정보에 대한 심사 자체를 진행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일본이 문제를 제기할 경우 정식 심사는 이뤄지지 않는다.

정부 당국자는 정식정보 제출과 관련, "우리나라가 권원을 주장할 수 있는 대륙붕에 대한 선언적 의미가 크다"면서 "해당 해역의 경계획정은 해당국 간의 회담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CLCS는 특정국의 대륙붕 경계 확정 요구가 있으면 이를 논의해 결론을 낸 뒤 관련국에 권고한다. 그러나 CLCS의 권고는 구속력을 갖지는 못하며 대륙붕 획정은 관련국 사이의 회담을 통해 최종적으로 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