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준식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현대ㆍ기아차[000270] 주가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심해져 시가총액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시총은 223조8천940억원 규모로 유가증권시장 시총의 19.26%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실적과 최고 주가 기록 경신을 거듭하고 있다. 2004년 이후 8년여 만에 다시 시장 시총의 20%대 진입을 바라보며 독주 중이다.
반면에 자동차주는 미국에서의 `연비 과장' 사태와 엔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최근 주가가 급락해 시총 비중도 크게 줄었다.
시총 2위 종목인 현대차[005380]의 시총은 7일 종가 기준 45조9천270억원으로 전체 시총의 3.95%에 머물렀다.
같은 날 시총 5위 종목인 기아차 시총은 21조8천890억원으로 전체 시총의 1.88%였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작년 시총 비중이 5%대와 3%대까지 커졌으나 최근 주가 급락으로 3%와 1%대로 떨어졌다.
작년까지 국내 주식시장을 주도한 `전차(電車)군단'의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현대ㆍ기아차의 주가 등락이 엇갈리면서 시총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 (자료사진)
삼성전자의 시총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시총을 뺀 액수는 156조780억원에 달했다. 두 집단 간 시총 격차 중 역대 최대 규모다.
2011년 이 격차는 40조원 아래로 줄기도 했으나 같은 해 연말 82조 수준으로 확대됐다. 작년말에는 153조원 수준으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현재 현대ㆍ기아차 시총 합계는 삼성전자 시총의 30.29% 수준이다. 이 비율이 30%대를 기록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이 비율 역시 2011년에 66% 수준까지 올랐으나 최근 자동차주의 주가 급락의 영향을 받았다.
삼성전자와 현대ㆍ기아차의 주가 `디커플링'은 국내 주식시장 전반에도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약진에도 자동차주의 부진으로 지수 상승에 걸림돌이 되는 형국이다. 자동차주는 기간 조정 과정을 거치기까지 당분간 급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해 이런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교보증권 김형렬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 실적 발표 후 주가 흐름이 정체될 경우 지수 안정을 위해서는 먼저 가격 조정을 받은 자동차 주의 반등이 필요하지만 아직 여건이 미흡하다"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전자와 자동차가 같이 상승하는 기조로 가겠지만 현재로서는 디커플링에 따라 지수가 지루한 흐름을 보일 여지가 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