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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폭설·한파에 눈물 '펑펑'… 삼성화재 역대 최대 차보험 손해율

[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계속된 폭설과 한파로 인해 자동차 보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손해보험사들이 그 어느 때보다 싸늘한 겨울을 보내야 하게 됐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지난해 12월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107%로 전월의 80.9%보다 무려 26% 포인트나 급증하며 창사 이래 가장 높았다.

동부화재도 손해율이 102.5%로 100% 돌파했고, 현대해상도 사실상 100%에 가까운 99.5%였다. 모두 2000년대 들어 최악의 성적표다.

중소형사 가운데서는 손해율이 200%에 이른 곳도 있다.

손해율이 업계 평균 77%는 돼야 겨우 적자를 면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는 엄청난 적자가 불가피하게 됐다.

2012회계연도에는 11월 손해율이 89.0%까지 치솟으며 누적손해율 81.9%로 1453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는데, 12월에 평균 손해율이 110%를 넘으면서 전체적으로 3000억~4000억원의 적자가 우려된다.

올해 손보업계에서는 2012회계연도 4월에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5% 인하하고 마일리지 보험, 다이렉트 보험, 서민우대 보험, 블랙박스 우대 등에 따른 대규모 할인도 했던 터라 손실이 더 커지게 됐다.

차량 등록 대수 증가율 둔화와 자동차 보험 원가 요소인 도장료 인상, 정비 수가 인상 요구도 악재인 상황에서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등 카드사들이 자동차 보험 수수수료율을 최대 2.9%까지 올리겠다고 압박하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다. 카드사 요구를 받아들이면 수수료만 한해 2500억원을 손보사가 내야 한다.

2011회계연도까지만 해도 자동차 보험 적자를 투자나 자산운용 수익으로 메웠지만 2012회계연도 들어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자산운용에서도 역마진이 우려돼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손보사들이 연쇄적으로 문을 닫는 최악의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는 최근 자동차보험 특별 대책반을 가동해 교통사고 줄이기 등 다양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으나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 여건이 1년 만에 이렇게 나빠질 줄은 몰랐다"면서 "손보사 사장들이 아침에 눈을 뜨면 날씨부터 챙기고 출근길에 빙판 도로를 보면서 한숨을 내쉬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