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작년 11월 가계대출 잔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증가세는 둔화돼 15개월 째 둔화세를 지속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예금은행과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2조원 증가한 총 653조1천억원으로, 통계 집계 이래 최대였다.
그러나 10월(2조6000억원)에 비해 증가 폭이 줄었고, 전년 동월 대비로도 2.9% 늘어나는데 그치며 증가율 둔화세를 이어갔다
한은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5개월 연속으로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462조4000억원으로 1조1000억원 늘어났지만, 10월(2조원)의 증가 폭에 비해 반 토막 났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311조9000억원으로 지난 9월에 이어 또다시(-2000억원) 줄어들었다.
다만, 은행이 주택금융공사로 모기지론을 넘기며 은행 집계에서 제외된 대출까지 고려하면 실제 은행의 11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3조8000억원으로 전월 3조2000억원보다 많았다.
한은 금융통계팀 이재기 차장은 "모기지론 양도로 수치상 적게 나타났지만, 실제로 주택대출은 정부의 주택 취득세 감면 혜택이 12월까지 이어지며 늘어났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190조7000억원으로 9000억원 늘어났다. 마이너스 통장 등 기타대출(105조1000억원)이 8000억원 늘어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주택담보대출도 1000억원 감소에서 1000억원 증가로 돌아서며 8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000억원 증가한 414조원이었고, 비수도권은 1조8000억원 늘어난 239조1000억원이었다.
이 차장은 "보통 4분기에 연말 특수로 대출이 많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올해는 12월 자료까지 받아봐야 추이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