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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분사 임박·농협도 카드 분사 추진… `제2의 카드대란' 우려

[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경기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금융당국의 카드업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카드가 조만간 분사할 것으로 보이고 NH농협은행마저 카드 분사를 추진하고 있어 카드사의 출혈경쟁에 따른 '제2의 카드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6일 정례 회의에서 우리카드 분사의 예비 인가를 승인할 예정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금융위 회의에 올려지는 게 맞고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통과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위 안건으로 상정된 것만으로도 가결이 거의 확실시 된다"면서 "인원 모집 등을 거쳐 3월까지는 분사를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우리금융은 인가를 받는 대로 오는 3월 카드사업부문을 `우리카드'라는 이름의 전업 카드사로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전업 카드사는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 비씨카드에 이어 8개로 늘어나게 된다.

우리카드는 카드 전업사로 출범 이후 신용대출 등 과당 경쟁을 벌이기보다 체크카드 활성화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금융 당국에 전달했다.

그러나 카드업 속성상 체크카드만으로는 수익이 나지 않는 데다 1~2년 전에 은행에서 분사한 국민카드와 하나SK카드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면서 카드사 간에 피 말리는 시장 점유율 경쟁이 벌어진 것을 감안하면  결국 우리카드도 신용 대출과 카드 상품 판매를 놓고 기존 카드사와 출혈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에서 카드 부문이 분사하는 것이 공격적으로 영업하기 위해서다"면서 "전업사가 되면 우선 공격적인 영업으로 타사 고객을 끌어오는 게 최우선 과제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NH농협은행도 카드 부문 분사를 위한 추진단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 별도의 영업을 하지 않고 1000만명이 넘는 자사 고객만 잘 활용해도 농협카드를 운영하는데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우리은행과 농협이 카드시장에 뛰어들면서 제2의 카드대란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다른 카드사 임원은 "국내 경제 규모로는 3~4개 전업 카드사만으로 충분하다"면서 "카드업만 하는 금융사가 10여개에 달하면 과당 경쟁에 부실까지 겹쳐 제2의 카드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