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들 공격적 수입 시작…‘재고 충분하다’ 분석도
목재시장에도 전에 없는 한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따듯한 봄시장을 기대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준비하는 업체들이 눈에 띄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현재 국내 목재시장은 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으며 산지가격 역시 상승세로 돌아선 상황이어서 올봄 성수기 시장을 노려본다는 포석이다. 때문에 이들 업체들은 지금까지 침체된 시장에서 좀체 보기 힘들었던 공격적인 구매 랠리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워낙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이것이 상반기부터 살아나기는 힘들다고 보는 것.
공격적인 봄장사 준비가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목조주택자재와 내외장 마감재 시장이다. 특히 목조주택자재는 좋아진 미국 주택시장의 영향으로 산지가격이 오르는 것은 물론 수입물량 확보 자체가 힘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불과 한 달 사이에 산지가격이 10~ 15% 정도 올라갔다. 이나마 주문을 해도 주문 물량의 20~30% 밖에 배당이 안 된다는 게 수입업계의 전언이다. 이때 주문한 물건들이 빠르게는 1월에서 2월, 늦으면 3월에서 5월까지 국내에 입고된다. 1월 선적기준으로 보면 2월 말에서 3월 초가 입고 시기다.
더욱이 지금까지의 경기침체로 그동안 큰 수입업체들이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상태. 때문에 국내 재고도 넉넉한 편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현성종합목재 성기연 사장은 “지금 주문을 넣어서 선적하는 물량이 봄에 장사하는 물건들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주택시장 회복으로 산지가격이 오르고 있으며 물건 잡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봄은 구조재를 기준으로 400~500컨테이너는 기본적으로 나가는 시장이다. 자칫 잘못 하면 올해 전반기 시장에 ‘볼만한 광경’이 연출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목조주택 및 인테리어 내외장재 수입업계의 창고도 거의 바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4/4분기는 계절적으로 재고를 줄이는 시기이고, 이후 봄시장을 겨냥해 수입을 재개해야 하는 12월에 산지 수급사정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은성목재 이찬호 전무는 “(품목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지금 30컨테이너를 발주하면 7컨테이너 정도만 잡을 수 있는 상황이다”면서 “장담할 수는 없지만 올봄에 목조주택자재에서부터 내외장 마감재, 인테리어재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자재가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전무는 또 “지금 인천 북항 보세창고들이 거의 비어있다시피 하고 있다”며 “특히 OSB의 경우에는 발주 자체가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재 인천 북항은 한진중공업 보세창고 재개발 영향으로 창고면적 자체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어 있는 상황이다.
저돌적인 봄장사 준비에 나서는 수입업체도 눈에 띄고 있다.
PS종합목재(풍산목재) 유승근 사장은 “지금 국내 수입업체들 대부분이 봄시장을 대비한 수입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예년에 비해 30% 정도 수입물량을 늘려서 발주해 놓은 상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우리나라 재고량이 부족하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봄부터 건설경기가 살아난다고 해도 마감재인 목재가 바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며, 지방 유통업체들의 직수입 물량도 무시 못 할 수준이라는 관측이다.
인터우드 이남희 사장은 “미송 방부목 등 일부 품목은 재고가 부족한 것으로 보이지만 대부분 품목은 재고가 충분하다고 본다. 특히 천연 데크재는 큐링 등 일부 수종을 제외하고는 재고량이 많은 상황이다. 경기가 살아난다고 해도 여름 이후로 예측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또 “요즘은 시공현장 소비자들이 수입상을 거치지 않고 직접 한두 컨테이너씩 수입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으며, 지방 유통업체들이 직수입에 나서고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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