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지난해 3분기 저소득층의 소비지출에서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엥겔지수)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겨울 폭설과 한파로 인한 식탁물가의 가파른 상승을 감안할 때, 앞으로 저소득ㆍ취약계층의 체감 생활고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 김광석 선임연구원이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가구의 소득수준별 식료품비 지출비중을 추산해 15일 발표한 `연초 식탁물가 급등과 서민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 계층의 엥겔지수가 23.4%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올 겨울 추위로 인해 배추값이 최근 한 달 간 70% 넘게 오르는 등 농축산물 가격이 급등해 식료품 소비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은 물가 상승에 따른 생계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저소득층과 전체가구간 엥겔지수 격차도 커졌다.
김 연구원은 "하위 20% 계층과 전체 가구의 엥겔지수(15.5%)의 차이 역시 7.9%포인트로 사상 최대 "라며 "이는 양극화 현상을 시사하는 것인 만큼 신선식품의 가격 급등을 막으려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취약계층의 엥겔지수 역시 높았다.
또 한국은행 등의 자료로 분석한 작년 임시ㆍ일용 근로자의 식료품 소비비중은 31.2%나 됐다. 노인가구는 35.5%, 조손가구는 32.3%, 다문화가구는 31.8%, 장애인 가구는 29.7%에 달했다.
김 연구원은 "식탁물가 불안정이 취약계층의 물가부담 증가, 실질소득 감소로 이어지며 가계소비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며 "저소득층에 생활비ㆍ식료품을 긴급 지급하고 농축산물 가격변동성을 완화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