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신용카드사의 연간 마케팅 비용이 5조원을 넘을 정도로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됐다는 판단에 따라 금융당국이 신용카드사의 경영실태를 평가할 때 마케팅비 지표를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17일 카드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카드사들이 마케팅에 과도한 비용을 쓴다는 판단에서 카드사의 전체 수익 대비 마케팅 지출비용을 경영실태평가 항목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2011년 기준 카드사들이 지출한 마케팅 비용은 5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24%는 대형가맹점과 제휴해 무이자 할부서비스를 지원하는 데 사용해 당국은 대형가맹점에 제공된 무이자 할부 비용이 상당 부분 일반가맹점이나 재래시장의 수수료로 전가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경영실태평가에 마케팅비가 포함되면, 마케팅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실태평가는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경영실태를 분석해 건전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료로, 이 수치가 크면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을, 작으면 높은 등급을 주는 식으로 평가한다.
감독당국은 여신전문금융업법 감독규정을 토대로 크게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 경영관리능력, 수익성, 유동성 등 다섯 부문의 37가지 항목을 놓고 부문별 평가와 종합평가를 해 등급을 매긴다.
1등급은 카드사의 건전성이 우수, 2등급은 양호, 3등급은 보통, 4등급은 취약, 5등급은 위험함을 의미한다.
종합평가등급이 1~3등급이고 자산건전성ㆍ자본적정성이 4등급 또는 5등급이면 감독당국은 해당 회사에 경영개선권고를 할 수 있다. 종합평가등급이 4등급이나 5등급으로 나오면 경영개선요구 조처가 내려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건전성을 강화하려는 차원에서 실무선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이르면 이달 하순께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