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불황과 금연 열풍으로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의 담배 판매가 줄어든 가운데 특히 외국산·고가 담배 판매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미니스톱의 담배 매출이 전년 대비 7.6% 감소한 것을 비롯해 세븐일레븐(4.3%), GS25(2.2%), CU(0.5%) 등도 담배 매출이 감소했다.
업계 1위인 CU에서는 담배 매출 신장률이 지난해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고, GS25와 미니스톱 등의 담배 매출도 해마다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편의점은 국내 담배 유통량의 절반 가량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5.7%), 홈플러스(-9%), 롯데마트(-16.7%) 등 대형마트의 담배 판매량도 감소했다.
공공장소 흡연 규제 강화와 대기업의 금연 캠페인 전개 등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금연 문화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 담배 매출의 지속적 감소에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외국산 담배 판매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반면 국산 담배는 반사이익으로 매출이 소폭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외산 담배 매출 비중은 전체의 51.4%로 전년(55.6%)보다 4.2% 포인트 줄어든 반면, 국산은 48.6%로 외산 담배가 잃어버린 비중만큼을 빼앗아왔다.
불황으로 담뱃값을 아끼려는 소비자가 증가한 가운데 외국산 담뱃값이 차례로 인상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외산 담배 중 판매 감소폭이 가장 큰 업체는 던힐을 만드는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였으며, 말보로와 마일드세븐을 각각 생산하는 필립 모리스(PM)와 재팬토바코인터내셔널(JTI)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작년 판매량 상위 10개 제품 중 6개는 여전히 외산 담배였다.
팔리아멘트 라이트와 뉴던힐 라이트가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해 전년도와 순위가 뒤바꾼 가운데 3·4위는 국산 담배가 차지했다. 디스 플러스는 순위가 5위에서 3위로 뛰었고 에쎄 라이트가 4위 자리를 지켰다.
가격대별로는 중고가 담배 판매가 급감한 반면 저가 담배 판매가 소폭 늘었다.
중가(2600~3000원)는 10.3%, 고가(3100원)는 12.6% 각각 전년보다 매출이 줄어든 반면 저가(2500원 이하)는 매출이 1.6% 증가했다.
가격대별 매출 구성비를 살펴봐도 저가 제품이 선전했다.
매출 비중은 저가(2500원 이하)가 전체의 47.1%로 전년(43.4%)보다 3.7% 포인트 늘어난 반면 중가 비중은 52.4%로 전년(56%)보다 3.6% 포인트 감소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웰빙 바람과 불황에 최근 담배를 끊거나 저렴한 담배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며 "새해에도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