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삼성그룹이 작년에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계획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시설투자를 보류하거나 투자시기를 조절하면서 실제 집행된 금액은 이에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작년에 투자하기로 계획했던 금액은 47조8000억원이었지만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회복 지연,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으로 인해 일부 사업에 대한 투자를 보류하거나 투자시기를 늦춘 영향으로 실제 투자된 금액은 여기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그룹은 아직 작년 투자집행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그룹 안팎에서는 1조원가량 적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투자가 적었던 데 따른 것이다.
작년에 계획된 삼성그룹의 시설투자금액 31조원 중 삼성전자가 81%에 달하는 25조원을 투자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3분기까지 18조5000억원에 그쳤고, 특히 3분기에 10분기만에 최저치인 4조5000억원을 투자하는 데 그쳐 계획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5일 예정된 실적발표회에서 작년 투자된 금액을 밝힐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올해 투자계획과 관련해서는 규모와 발표시기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재계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일 신년하례식 직후 "늘릴 수 있으면 늘리겠다"고 말한 데 따라 작년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로 삼성그룹의 올해 투자계획이 50조원을 넘길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세계경기 회복이 늦어지고 있어 삼성그룹이 대폭 늘어난 투자를 계획하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