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2일 거부권을 행사한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택시법) 개정안'의 국회 재의결 여부를 놓고 새누리당 내부에서 부정적 기류가 생성되고 있다.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은 24일 택시법 개정안에 대해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정의하기는 조금 무리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당 정책위 부의장인 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대선 기간 택시기사 분들이 워낙 어렵다 보니까 이렇게 됐다”며 “사태가 지금 이 지경까지 왔기 때문에 되돌리기가 굉장히 힘들다”고 밝혔다.
또 나 의원은 “택시법이 통과된다고 해서 무조건 다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정부가 내놓는 특별법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으니 택시업계도 잘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나 의원은 “양당이 모두 합의해서 통과한 법인데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택시업계가 정부의 특별법을 못 받아들이겠다면 국회에서 (택시법을) 재의결 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정몽준 의원은 23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택시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가 됐다"며 "국회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여건에 있는 택시 근로자들을 배려하고 세금을 내는 국민의 마음을 생각하면서 우리 국회가 좋은 해법을 찾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말했다.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도 정 의원의 말에 대해 "정부 측에서 마련하기로 했다는 택시발전지원특별법의 내용을 살펴본 뒤, 열악한 택시 종사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문제 해결의 합리적이고 효율적 대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 수렴을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황우여 대표 측은 택시법에 대해 "애초부터 무리한 법안이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기류의 변화는 택시법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이 좋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KBS·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2일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택시법 찬성(29.8%)보다 반대(60.2%) 의견이 2배 이상 많았고, 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찬성(65.2%) 여론이 반대(23.9%)를 압도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택시법에 반대하고, 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또 정부가 택시법 대신 '택시운송사업 발전을 위한 지원법안'을 만들자고 한 데 대해서도, 잘한 결정(64.3%)이란 답변이 잘못한 결정(22.3%)이란 답변보다 많았다.
아울러 국회가 택시법을 재의결해야 한다는 답변은 21%에 그쳤으나, 대신 택시지원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응답은 70.2%나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