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국내 50대 재벌 총수들의 주택 가운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주택이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 순위 상위 50대 그룹 총수가 소유한 단독주택과 아파트, 빌라 등 공동주택 가격을 작년 공시가격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모두 2191억5000만원으로, 총수 1인당 평균 43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50대 그룹 총수가 본인 이름으로 보유 중인 주택은 모두 78채로, 1인당 평균 1.6채였다.
이건희 회장은 본인 이름으로 서울 이태원동, 삼성동, 서초동에 모두 3채의 주택을 갖고 있었으며, 이들 주택 공시가격은 총 263억1000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중 이태원동 주택은 토지와 건물 공시가격 합계액이 118억원으로 재계 총수가 보유한 단일 주택 중에서도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삼성동 주택은 99억6000만원으로 두 번째로 가격이 높았다. 이 회장이 지난 2008년 95억원을 주고 매입한 서초동 고급빌라인 트라움하우스는 작년 공시지가가 45억5200만원이었다.
2위는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으로, 이태원동과 한남동에 보유한 단독주택 두 채의 가격이 85억70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3위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으로, 부인과 공동으로 소유한 한남동 소재 단독 주택과 청담동의 공동 주택 가격 합계가 81억1000만원에 달했다.
이어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한남동 소재 단독주택이 73억4000만원으로 4위를 차지했고,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한남동 소재 단독주택(41억7000만원)과 청운동 소재 단독주택(25억원)을 합쳐 66억7000만원을 기록하며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구자열 LS그룹 회장(63억5000만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61억9000만원),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60억원),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59억2000만원),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59억1000만원)이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또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56억4000만원),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55억6000만원), 조남호 한진중공업그룹 회장(51억6000만원)의 주택 평가액이 50억원을 넘었다.
반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거주하는 구기동 단독주택은 공시가격이 9억2000만원으로, 50대 그룹 총수 중 가장 주택 가격이 쌌고,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18억1000만원),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19억3000만원),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19억9000만원),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21억원),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21억3000만원)의 주택도 가격이 낮은 편에 속했다.
주택 형태로 살펴보면, 50대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주택 78채 가운데 단독주택이 58채(74.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사생활 보호 등의 이유로 총수들이 단독 주택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나머지 20채(25.6%)는 아파트나 빌라 등 공동주택이었다.
소재지로는 서울 강북이 59채(75.6%), 강남이 18채(23.1%), 경기지역이 1채(1.3%)로 나타나 강북에 주택이 집중되어 있었다.
동별로는 한남동이 23채(29.5%)로 가장 많았고, 성북동이 19채(24.4%)로 2위였다. 이어 도곡동과 서초동이 각 4채, 장충동이 3채, 논현동, 청담동, 방배동, 이촌동, 가회동 등이 각 2채, 삼성동, 압구정동, 사당동, 구기동, 화동, 신문로 등에는 1채씩이었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한남동은 교통의 요지로 도심의 그룹 본사에 대한 근접성이 좋아 총수들이 선호한다"면서 "총수들이 몰리면서 인기가 높아져 재계 1번지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남동은 80∼90년대 총수들에게 최고 인기를 끌었으나 그룹 본사 이전과 상권 변화 등으로 2000년 이후에는 강남 쪽으로 넘어가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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