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유진 기자] 지난해 경기불황과 영업규제로 인해 유통업계들이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편의점은 10년만에 최고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나홀로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유통산업 규모가 전년 대비 3.8% 증가한 224조1000억원(예측치)에 그친 가운데 편의점 업계 매출 규모는 10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8% 성장하며 지난 2003년의 성장률 29.4%에 이어 10년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대형마트과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대한 영업 규제로 반사이익을 누렸고, 1~2인 가구 증가를 겨냥한 특화 상품 개발 등도 매출 증대에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편의점이 호황을 누리면서 편의점 출점도 늘었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편의점 숫자는 2만4500개로 전년보다 3279개 늘어난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소는 "편의점업이 소매업태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성장률이 상승하고,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독보적인 호조를 보였다"며 "불황기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 가능한 편의점의 출점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쇼핑몰도 대형마트 영업 규제의 덕을 본 데다 식품과 생활필수품 분야가 강화되고 렌털 서비스 등 불황형 '맞춤 서비스'가 성과를 거두면서 지난해 온라인 쇼핑몰 매출이 32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경기침체에다 영업규제의 영향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 1.4% 늘어난 37조3000억원에 그쳤는데, 강제 휴무가 시작된 지난해 4월부터는 기존점을 기준으로 해서 역신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분석됐다.
백화점의 경우, 롯데 평촌점, AK플라자 원주점, 신세계 의정부점, 현대 충청점 등 4곳이 신규 출점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전년 대비 4.9% 증가한 28조4000억원에 그쳤다.
특히 2010년 이후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온 상반기에도 지난해에는 신장률이 5.0%에 불과했고, 하반기에는 명품군까지 역신장을 기록했다.
연구소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산 소비심리 위축 현상이 확산되며 거의 모든 상품군에 걸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다만 일본과 중국인 관광객들의 지속적인 유입이 백화점 업계의 소비 부진 상황을 일부 보완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통산업연구소는 올해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보다 4.9% 늘어난 29조8000억원, 대형마트는 2.7% 성장한 38조3000억원, 편의점은 11.5% 상승한 11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형마트는 정부 규제의 영향이 여전히 심하지만 '기저 효과'에 따라 성장률이 다소 증가할 것으로 봤으며, 백화점은 쇼핑몰과 온라인 등으로 업태를 확장하며 소비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계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