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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공업생산 4개월 연속 상승… 미미하지만 경기회복 조짐

[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지난해 12월 광공업 생산이 미미하지만 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설비투자는 큰 폭으로 반등했다.

또 미래의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개월 연속 동반 상승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회복의 강도가 미약한데다 투자와 부동산경기의 침체가 여전해 완연한 회복세를 자신하기에는 일러 보인다는 평가다.

30일 통계청이 내놓은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광공업 생산은 제조업(1.4%)의 상승세에 힘입어 전달보다 1.0% 늘어나며 전월 대비로 넉 달째 증가했다.

광공업생산은 지난해 9월(0.8%) 상승세로 돌아선 뒤 10월 0.7%, 11월 2.6%, 12월 1.0% 등 미미하기는 하지만 4개월 연속 상승세다.

광공업 생산이 4개월째 증가한 것은 지난 2010년 7월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폭설과 한파가 12월 소비에 악영향을 미친 탓에 증가율이 11월 2.6%에서 12월 1.0%로 둔화했다. 분기로는 작년 2~3분기 감소에서 4분기 3.0% 증가로 반등에 성공하기는 했다.

광공업과 서비스업(0.1%), 건설업(5.8%) 등이 반등해 전(全)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8% 증가했다. 이에 따라 광공업과 서비스업, 건설업, 공공행정을 포괄한 전(全)산업 생산은 두 달째 늘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전월차는 0.4포인트 올랐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3일 경총포럼에서 "흐름은 상승세"라며 "다만 나아지는 정도가 확연히 달라지지 않고 조금 나아지는 정도라서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전망은 G2(미국ㆍ중국) 경제가 나아지고 있고 대외 여건이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미래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2월까지 두 달째 상승한 점도 이런 전망에 무게를 실어준다.

제조업의 업종별 전월 대비 생산을 보면 영상음향통신이 20.4%로 크게 늘었고 반도체ㆍ부품(1.4%)과 자동차(2.3%)도 증가했다. 의복ㆍ모피(-11.1%), 전기장비(-2.9%), 기계장비(-1.6%)는 부진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반도체ㆍ부품(17.1%), 영상음향통신(9.8%), 화학제품(3.4%) 등이 증가했으나 기계장비(-15.4%), 자동차(-6.2%), 비금속광물(-12.6%) 등은 감소했다.

생산자 제품출하 역시 영상음향통신(26.0%), 반도체ㆍ부품(1.9%)에 힘입어 전월보다 2.4% 늘었다. 비금속광물(-6.2%), 의복ㆍ모피(-7.7%), 식료품(-1.3%)은 부진했다. 내수 출하는 2.6%, 수출 출하는 2.2% 증가했다.

재고는 전월보다 0.9% 감소했다. 반도체ㆍ부품(-2.9%), 기계장비(-6.0%), 영상음향통신(-8.9%) 등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11.0%로 전월에 견줘 3.7%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재고출하순환을 보면 출하의 증가폭(-0.3%→1.9%)은 확대됐으나 재고의 증가폭(5.5%→0.3%)은 축소된 모습이다. 이는 경기 침체기의 재고 조정이 마무리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제조업 가동률 지수는 영상음향통신(21.5%), 자동차(4.5%)의 호조로 전월보다 1.1% 개선됐다.

12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로 0.1% 증가에 그치며  11월 0.8% 증가에서 크게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하수ㆍ폐기물처리(4.1%), 교육(1.8%), 운수(1.7%) 등이 상승세였고 예술ㆍ스포츠ㆍ여가(-6.8%), 출판ㆍ영상ㆍ방송통신ㆍ정보(-1.4%), 전문ㆍ과학ㆍ기술(-0.8%)은 전달보다 나빠졌다.

12월 소매판매액지수는 한 달 전보다 의복 등 준내구재(-5.1%),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3.3%)가 줄어 전체적으로 1.1% 감소했다. 4분기 전체로는 전기보다 0.2% 늘어나는데 그쳤다. 휘발유 소비도 줄었다. 길도 빙판이고 날씨도 추워 대외활동을 줄인 결과다.

승용차 등 내구재는 3.5% 증가했다. 개별소비세 감면 마지막 달을 맞은 탓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준내구재는 -0.3%, 비내구재는 -2.5%를 기록했고 내구재는 9.8% 늘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산업 생산은 느리지만 회복 흐름"이라며 "소비는 12월 한파와 폭설에 따른 일시적인 영향이 컸던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일찍부터 추워져서 의류 등 월동용품 소비가 11월에 당겨 일어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12월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9.9% 개선됐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6.3% 부진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국내 기계수주는 민간부문(-14.9%)의 감소에 따라 전년 동월 대비 9.9% 나빠졌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ㆍ토목공사가 호조를 보여 전월 대비로 5.8% 증가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11.3% 감소했다.

건설수주(경상)는 주택과 철도, 기계설치, 발전 등에서 감소해 전년 동월 대비로 42.5% 급감했다.

통계청 박성동 경제통계국장은 "경기가 회복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28일 발표한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SI)도 102로 전월(99)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신석하 연구위원은 "더 내려가진 않을 것 같다"며 "빠른 회복은 어렵겠지만 완만한 회복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봤다.

NH농협증권 김종수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3분기가 경기 저점임을 확인했다"며 "향후에도 국내외 수요 회복에 힘입어 선행지수 및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추세적인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확실성도 여전해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미국의 오는 3월 재정지출 자동삭감을 앞두고 있어 재정절벽 우려가 완벽히 해소되지 않은데다 유로존 재정위기의 불씨도 살아 있다. 특히 이탈리아는 다음달 총선이 예정돼 있어 정치적 불확실성도 있다.

선진국 양적 완화가 세계 경기에는 도움이 되지만 환율의 가파른 하락은 우리 경제에 불안요인이 된다.

국내에선 기업의 투자, 부동산 경기가 향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 대표적인 내구재인 승용차가 작년 말 개별소비세 감면혜택이 끝나면서 일시적인 판매 부진이 우려된다. 이동통신3사에 대한 영업정지도 내수엔 부정적이다.

신석하 연구위원은 "투자는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가 가시화하면 살아날 수 있겠지만 건설투자는 정부의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