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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관 특정업무경비 선 지급·현금 지급 금지

[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재정당국이 '특정업무경비'를 멋대로 쓰지 못하도록 선(先)지급이나 현금 지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개인에게 월정액으로 주는 특경비는 30만원을 넘어서는 안 되며, 현금 대신 정부구매카드를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이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특경비 사용을 놓고 논란이 생긴 데 따른 조처다.

특경비는 수사, 감사, 예산, 조사 등 특정업무 수행에 드는 실비를 충당하기 위해 지급하는 경비로, 올해 특경비 예산은 50개 기관에 총 6524억원이다.

1일 기획재정부가 각 부처에 통보한 올해 예산·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특경비를 지급 소요가 생기기 전에는 미리 지급하지 말도록 했다.

선지급을 금지한 특경비는 최대 30만원까지 월정액으로 주는 특경비를 제외한 그 밖의 지출이 대상이다.

기재부는 또 지급할 필요가 생기더라도 불가피한 경우 외에는 현금으로 지급해서는 안된다며 현금 지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정부구매카드 사용을 원칙으로 못박았다.

이는 지출 투명성을 높이려는 조치로, 정부구매카드로 쓰면 지출 용도 파악이 가능해진다.

지출 증빙 방식도 구체화했다.

종전에는 월정액 지급 외의 경비는 사용내역을 첨부토록 하고, 금액이 적거나 영수증 첨부가 어려운 경우에만 지출내역을 기록하고 감독자가 확인하도록 했었지만, 여기에 지출내역에 지급일자, 지급금액, 지급사유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는 규정을 추가했다.

다만, 업무수행에 일상적으로 드는 경비가 일정액 이상이라고 인정되는 공무원에게는 지금처럼 매월 최대 30만원까지 정액으로 별도 지급하고 해당 지출에는 사용내역 증빙도 필요 없도록 했다.

기재부는 아울러 올해 2043억원 규모인 '업무추진비' 관리 규정도 강화해 공식 행사 같은 특별한 때 외에는 주류 구매에 업무추진비를 쓰는 일을 지양하도록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지적이 제기된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사건 수사나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 활동에 영수증 없이 쓸 수도 있는 '특수활동비'도 현금 사용을 자제하고 집행내용 확인서를 생략하는 사례를 최소화하도록 했다.

올해 특수활동비는 예산은 855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