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10대 그룹이 지난해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세웠지만 실제 집행액은 이에 크게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6일 10대 그룹의 2012년 투자계획과 실제 집행금액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0대 그룹은 지난해 121조514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투자시기를 조절한 탓에 5조3936억원을 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SK그룹 등 총 7개 그룹이 계획했던 투자를 실제 집행하지 못한 가운데 LG그룹만 유일하게 집행액이 계획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총 16조4000억원의 투자를 계획했던 LG그룹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이 OLED(올레드) TV를 포함한 최첨단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 계획보다 4000억원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은 당초 계획했던 14조1000억원과 2조4000억원을 수준만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개 그룹은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그룹은 사상 최대인 47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설과 디스플레이 시설에 대한 투자의 속도를 조절한 탓에 1조원 가량을 덜 투자했다.
포스코그룹은 8조4000억원 중 7조2000억원을 집행하는 데 그쳐, 목표액보다 1조2000억원이 못 미쳤다.
포스코는 이에 대해 철강 산업이 워낙 불황을 겪은데다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해 준공 시기를 2014년 10월로 9개월을 늦춘 광양제철소 제4열연공장에 대한 일부 투자를 올해로 연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총수가 횡령 또는 배임 혐의로 법정에 출두하고 구속되는 등 혼란스런 한 해를 보낸 SK그룹과 한화그룹도 계획보다 집행을 덜 한 것으로 나타났다.
SK그룹은 17조6000억원 중 15조5000억만 투자했고, 한화그룹은 1조9000억원 중 1조5000억원만 집행하는 데 그쳤다.
이밖에 GS그룹은 3조1000억원 중 6000억원, 롯데그룹은 6조7300억원 중 2300억원을 덜 투자했다.
한진그룹도 해운업황 부진으로 인해 선박 구입을 줄여 2600억원 가량을 투자하지 않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작년에는 우호적이지 못한 글로벌 경영환경 등으로 인해 투자가 제대로 집행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도 여건이 좋지 않아 공격적인 투자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