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유진 기자] 올해 설 선물세트 장사에서 백화점은 선방한 반면 대형마트는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침체와 영업규제로 이중고를 겪으면서 부진에 빠진 대형마트는 설 특수를 노렸지만 명적 대목 장사까지 재미를 보지 못하고 쓴물을 들이켰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6일 현재 백화점의 설 선물세트 판매 매출은 신장세를 이어갔지만 대형마트 매출은 작년 설보다 하락했다.
백화점업체별로 매출신장율을 보면, 롯데백화점 11.2%, 현대백화점 10.1%, 신세계백화점 10.1% 등이다.
이는 경기불황에도 기존 백화점 이용층이 씀씀이를 유지한 데다 올해 백화점들이 실속형 제품을 대거 내놓아 대형마트 고객을 일부 흡수한 탓이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의 경우 저렴한 가공생필품 매출이 31.1% 증가했고, 한과(24%), 곶감(16.8%), 주류(9.7%) 등도 선전했다.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불황여파에 실속 제품으로 선보인 알뜰정육세트(15만원)였으며, 9900원짜리 생활용품 세트도 인기를 끌었다.
매출은 늘었지만 1인당 평균 구매액은 줄었다. 개인고객은 12만원, 법인고객은 17만원으로 작년(15만원·20만원)보다 각각 20%, 15%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정육(16.3%)과 굴비(15.4%)의 매출이 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늘었다. 전체 객단가는 16만8000원에서 2000원 줄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와인(28.6%), 가공식품(18.3%), 장·젓갈 등 전통식품(15.1%)등이 작년보다 많이 팔렸다.
개인 객단가는 17만7000원으로 작년보다 20% 늘었지만 법인의 경우 30% 줄어든 9만5000원이었다.
하지만 대형마트는 나란히 역신장했다.
이마트의 매출이 10.2% 줄어들면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인 가운데 홈플러스는 2.4%, 롯데마트는 4.1% 각각 감소했다.
이마트에서는 과일(-9%), 정육(-9.7%), 통조림(-9.9%) 등 주력 제품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홈플러스도 대부분 대표 상품들이 역신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저가상품인 가공식품 매출은 29.9%, 샴푸 등 생활용품은 5.5% 각각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예년보다 값이 30% 오른 배 세트 매출은 23.5% 감소한 반면 10~15% 내린 곶감(20.4%)과 사과(3.4%)세트 매출은 늘어 매출이 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만원 내외의 저가 생활(-5.4%)·가공(-2.5%) 부문도 역신장했다. 불황으로 중소기업 선물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라고 업체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