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올해 국내에서 새로 창출되는 일자리가 30만개 안팎으로 지난해보다 최대 15만개 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경기침체로 자영업자가 크게 줄고,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일자리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은행, 통계청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취업자 증가 수는 2010년 32만3000명, 2011년 41만5000명에 이어 작년에는 43만7000명에 달했지만 올해는 고용시장 위축이 뚜렷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올해 취업자 수가 작년보다 30만명(1.2%)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에는 올해 취업자 수가 32만명 증가를 예상했으나, 최근 경기 상황을 보고 하향 조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과 KB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올해 고용 증가가 30만명 안팎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은 무상보육 실시로 보육 분야에서 월평균 1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이지만 도·소매, 숙박, 외식업 등에서 자영업자 수가 급감해 전체적인 신규 일자리는 작년보다 15만개 이상 감소할 것이라며 올해 취업자 수가 28만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신규 일자리가 작년보다 10만개 감소한 33만개에 그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작년보다 높아져도 고용 증가세는 꺾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에서다.
반면 한국고용정보원은 새 정부의 적극적인 고용 증대 정책으로 인해 올해 취업자 수가 35만명은 늘어날 것이라고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지만, 역시 지난해에 비해서는 8만명 가량 줄어든 것이다.
올해 고용이 흔들리는 것은 무엇보다 경기침체로 지난해 6월 이후 자영업자의 감소세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2∼3년간 경제가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에도 상대적으로 고용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노년층과 주부 등 비경제활동 인구가 대거 자영업을 중심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한 데 따른 것이지만, 최근 들어 자영업자 수가 눈에 띄게 급감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이지선 연구원은 "급격하게 늘어났던 자영업 종사자들이 줄면서 올해는 작년처럼 43만명이라는 큰 규모의 취업자 증가는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또 새 정부의 고용확대 정책으로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고용이 늘어나고 대기업도 최소한 작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경기침체와 양극화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중소기업은 고용 감소가 불가피한 것도 일자리수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지난해 중소기업의 폐업과 도산 등으로 300인 미만의 중소 사업체에서 비자발적 이직자가 전년보다 9.4% 증가한 26만명에 달했다.
인크루트 오규덕 대표 컨설턴트는 "새 정부의 고용 확대 요구가 거세지겠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많이 뽑을 수는 없는 입장"이라며 "특히 경기에 민감한 중소·중견기업은 더 적게 뽑거나 아예 안 뽑겠다는 쪽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