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유재수 특파원] 교황 베네딕토 16세(85)가 사임을 전격 발표했다.
교황은 11일(현지시간) "오는 28일 오후 8시에 사임한다"며 "하느님 앞에서 나의 양심을 거듭 성찰해본 뒤 고령으로 나의 능력이 교황의 직무 수행에 더는 적합하지 않다고 확신하게 됐다"고 사임배경을 밝혔다.
교황은 이날 오전 바티칸 추기경 회의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고 사임발표문을 직접 낭독하며 전세계에 이 사실을 알렸다.
그는 사임발표문에서 "교황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교황은 사임할 수 있는 권리가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의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베니딕토 16세는 이같은 사임으로 1415년 그레고리 12세 이후로 598년 만에 선종하지 않은 상태로 자진사퇴하는 교황이 됐다.
그의 사임으로 당분간 교황직은 공백으로 유지되며, 3월 중순 추기경단의 비밀회의 '콘클라베'를 통해 열려 차기 교황이 선출된다.
베네딕토 16세는 2005년 78세의 나이로 최고령에 취임한 교황이 되었지만, 재직 중 사제들의 과거 아동 성추행 추문으로 인해 여러 차례 사과하는 등 곤란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