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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선물장사 유통업체별로 희비 엇갈려

올해 설 선물세트 시장에서 유통업계별로 희비가 엇갈긴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는 경기침체에다 짧은 연휴기간, 영업규제 등의 영향으로 선물세트 판매가 부진해 울상을 지은 반면 백화점은 양호한 실적을 거두면서 선방했고, 편의점과 온라인 쇼핑몰은 짭짤한 재미를 봤다.

이마트는 설 행사를 시작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다고 12일 밝혔다.

특히 갈비선물세트(-5.8%), 굴비세트(-30%), 한과(-37%), 민속주(-15%), 양주(-17%) 등의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롯데마트도 작년보다 매출이 5.7% 감소했다. 생선(-11.2%), 건해산물(-11.2%), 축산(-10.3%), 과일(-5.9%) 등 대부분 품목에서 판매가 부진했다.

홈플러스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경기침체가 이어지며 고객들이 선물 수를 줄인데다 구매 금액도 낮춰 매출이 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다 지방자치단체의 영업규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설 당일인 10일이 의무휴업일이었으며, 13일 수요일에 자율휴무를 하는 점포들도 10일로 휴일을 앞당기는 경우가 많았다"며 "거의 문을 연 점포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또 올해 설 연휴가 작년보다 짧은 점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연휴가 짧으면 귀성객 수가 줄어들고, 대형마트에서 선물을 사는 고객들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형마트는 부진한 실적을 거뒀지만 백화점은 매출이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모든 점포 기준으로 11.7%, 기존 점포 기준으로 7.8%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정육(16.8%), 청과(10.5%), 곶감(18.8%), 굴비(5.3%) 등 대부분 품목에서 매출이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전점 기준 10.6%, 신규 점포를 제외한 기존점 기준으로 6.5% 매출이 늘었다. 정육세트(16.3%), 과일(12.3%), 굴비(11.3%), 건식품(4.8%) 등도 많이 팔렸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전점 기준 10.4%, 기존점 기준 3.1%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신세계 측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가공제품 선물세트가 두자릿수 성장하며 전체적인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고 전했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다. 한우세트(17%), 와인(13%), 공산품(13%), 건강식품(12%), 청과(11%), 생선(10%) 등 전반적으로 모든 품목의 매출이 상승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매출액 증감에 대해 "대형마트에서 선물을 사던 고객들은 소비를 줄였지만, 백화점을 이용하던 고객들은 그대로 선물을 산 것"이라며 "불황 속에 소비가 양극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측은 고객 1인당 구매 금액이 작년보다 20% 가량 감소했지만, 40만원∼60만원대의 고가 상품도 판매 호조를 보였다고 전했다.

편의점이나 온라인 쇼핑몰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편의점 CU는 설 선물세트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으며, 연휴 3일간의 매출도 19% 증가했다고 전했다. 특히 2∼3만원대 저가형 선물세트가 인기를 끈 가운데 품목별로는 차·음료·과자(38%), 조미통조림(34%), 생활잡화(14%) 등 품목의 판매가 늘었다.

롯데닷컴은 지난해보다 16%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닷컴 측은 "쉬는 날이 적어 미처 친척을 방문하지 못한 고객들이 온라인몰 배송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