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친구나 선배에게서 단기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판매원으로 일해볼 것을 권유받을 경우, 대부분의 경우 불법 다단계 판매일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 달에 500만원에 가까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제의는 대학생들에게 솔깃한 것이지만, 이는 상위 1%에 해당하는 것으로, 상위 1~6%의 수익도 고작 40만원에 불과해 판매원으로 뛰어든 대학생들은 피해만 보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졸업·입학 시즌을 맞아 취업 등을 미끼로 대학생을 판매원으로 모집하는 불법 다단계 판매행위에 대해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는 2011년 '거마대학생' 사건 이후에도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물품 강매나 대출 알선이 계속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거마 대학생 사건은 한 불법 다단계 업체가 송파구 거여동과 마천동 일대에 대학생들을 강제로 합숙하게 하고서 과도하게 높은 가격에 물건을 사도록 한 사건으로, 2011년 6월 경찰 수사로 전모가 드러났다.
공정위가 이날 밝힌 불법 다단계 판매의 대표 수법은 단기간에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대학생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다단계회사에서 교육받은 친구나 동창, 군대 동기들이 안부 전화를 걸어 3~6개월 만에 월 50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판매원으로 일할 것으로 제의해 오는 것. 그러나 실제 이런 수익을 얻는 계층은 상위 1% 판매원뿐이며, 상위 1~6% 판매원의 월 수익도 40만원에 불과해 99%는 식비조차 건질 수 없는 열악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문제는 불법 다단계 업체들이 높은 직급에서 시작해 더 빨리 승진할 수 있도록 수백만원의 물품을 강매하기도 하며, 구매대금이 없으면 고리 대출을 받도록 해 수익을 얻기는 커녕 오히려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학생들이 물건을 사면 포장을 뜯도록 유도하거나 동료 판매원들로 하여금 해당 물건을 사용하게 해 환급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불법 다단계 업체의 수법이다.
한 번 다단계 판매에 걸려들면 벗어나기도 어렵다. 합숙소에서는 기상부터 취침까지 상위 판매원이 밀착 감시하며, 교육센터에서 '판매원으로 등록하면 학비를 마련하거나 평생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세뇌교육을 하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불법 다단계 판매로 의심되면 무조건 가입을 거부하라고 충고했다. 또 합법 업체라고 선전하면 공정위나 시·도의 담당과, 직접판매공제조합,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에 등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설령 판매원으로 가입했어도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로 상품을 사는 것은 피해야 한다.
한편, 공정위는 대학생 불법 다단계 피해를 예방하고자 방학기간, 개학 전후, 학기 중으로 구분해 대학생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를 활용해 광범위한 홍보활동을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