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지난해 주요 시중은행의 생산성이 저금리와 경기침체로 전년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경우, 임직원 1인당 순익이 전년의 절반 가까이 줄어들면서 반토막이 났다.
반면, 신한은행은 시중 은행 가운데 1위를 차지, 생산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 등 5개 은행은 6만9690명의 임직원이 6조472억원의 순익(잠정치)을 내 1인당 평균 8680만원으로 2011년보다 무려 35.3%(4730만원)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둔화로 순이자마진(NIM)은 내리막길을 걷고 일회성 이익이 급감한 가운데 직원 수가 1년 사이 1700명가량 늘었기 때문이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임직원 1명이 약 1억1540만원의 순익을 거둬 시중은행 중 생산성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1인당 순익(1억4750만원)에 비해서는 3210만원(21.7%)가량 줄어들었지만 우리은행과의 생산성 격차을 약 1000만원 벌렸고, 지난해 1위 외환은행을 제치고 시중은행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한지붕 두가족'이 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1인당 생산성은 한 해 사이 거의 반 토막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에 1인당 순익이 2억1470만원으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던 외환은행은 지난해에는 8430만원으로 1인당 순익이 60.7%(1억340만원)나 추락했다.
하나은행도 2011년 임직원 1명당 1억3500만원의 순익을 올렸지만 지난해에는 7510만원의 순익을 내는 데 그쳐 44.3%(약 5980만원)나 급감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금리하락 기조 속에 NIM이 지속적으로 하락한데다 현대건설 매각익 등 일시적 이익이 줄어 순익도 많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1인당 순익이 1억3810만원에서 9630만원으로 30.3%(4190만원) 줄어들었다.
국민은행은 순익 규모가 2년 연속 우리은행과 비슷했지만 임직원 숫자가 약 7000명가량 많아 1인당 순익에서 우리은행에 뒤졌다.
올해 보유주식 손상차손을 포함한 기타이익 감소가 두드러졌던 국민은행은 1인당 순익이 9360만원에서 6천700만원으로 28.4%(2660만원) 줄었다.
업계에서는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권의 순익이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생산성은 더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이 생산성에 대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은행들이 최근 본부 조직을 줄여 직원들을 영업점으로 대거 내보낸 것은 모두 생산성을 높이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