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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금융사 SBI홀딩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인수' 승인 신청

[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금융위원회는 일본계 최대 금융투자회사인 SBI홀딩스가 현대스위스저축은행, 현대스위스2저축은행 유상증자를 위해 제출한 주식취득승인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14일 밝혔다.

금융위는 다음달 중 회의를 열고 SBI홀딩스의 신청을 승인할지 결정한다.

승인 시 SBI홀딩스의 모회사인 SBI그룹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지분 89.4%, 현대스위스2저축은행의 지분 93.9%를 갖게 된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다른 계열사의 지분 대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SBI그룹은 이번 지분 취득으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계열사 4개의 경영권을 모두 인수하고 직접경영 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

SBI그룹은 현대스위스의 모든 계열사를 직접 경영하는 체제로 전환되고 김광진 현 현대스위스저축은행 회장은 경영권을 내놓고 물러난다.

이에 따라 지난해 퇴출당한 미래저축은행과 푸른2저축은행에 이어 저축은행 업계 1위 현대스위스까지 일본 기업에 경영권을 내주게 됐다.

앞서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이사회는 지난 2월 5일 2375억원(현대스위스 1941억원, 현대스위스2 43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고, SBI홀딩스도 지난 7일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 투자를 결의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조만간 SBI홀딩스의 서민금융 전문가인 모토히사 메구무 특별고문을 포함한 고문단을 초빙해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구조조정 과정에서 유일하게 외자 유치에 성공했다"며 "한국 소비자금융시장의 질적인 성장과 서민금융 활성화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이번 유상증자로 재무구조가 개선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7%를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BIS 비율은 1.81%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하는 SBI그룹은 유상증자를 위해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에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하고, 미즈호코퍼레이트뱅크 서울지점에 투자자금의 일부인 170억원을 예치했다. SBI그룹은 현재 SBI파이낸스코리아라는 자회사를 통해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지분 20.9%를 갖고 있는 2대 주주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로 지분을 사들이면 지분이 89%가 돼 최대 주주가 되는 동시에, 더 이상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경영권을 직접 인수하게 된다.

한편, 현대스위스까지 일본계 기업에 경영권을 내주면서, 국내 대부업계에 이어 저축은행에 대한 일본 기업의 지배력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퇴출당한 미래저축은행을 일본의 카드·대부업체인 제이트러스트가 인수했고, 2010년에는 일본의 오릭스그룹이 1190억원을 들여 푸른2저축은행을 인수해 오릭스저축은행을 출범시켰다.

이런 가운데 국내 대부업계는 이미 일본계인 러시앤캐시(회사명 에이피파이낸셜대부)와 산와머니가 업계 1, 2위로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