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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고객과 국민께 송구" 첫 심경 밝혀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계열사 자금 수백억원을 빼돌린 혐의(횡령 혐의)로 지난달 31일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돼 수감 중인 최태원 SK㈜ 회장이 변호인을 통해 옥중에서 처음으로 SK 고객과 국민에 송구스럽다는 심경을 밝혔다.

18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변호인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SK를 사랑하는 고객과 국민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면서 "이유 여하를 떠나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은 제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도 "(1심 판결로) 마음의 충격이 컸지만 구성원들의 격려와 성원이 큰 힘이 된다. 남은 절차를 통해 최선을 다해 소명하겠다"며 실형 선고에 대해 억울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이번 일은 온 힘을 다해 회사를 키우며 경제발전에 기여해 온 우리 SK의 역사에도 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은 "다보스포럼에서 여러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이런저런 협의도 하고, 새로운 협력관계에 대한 계획을 세웠다"며 "이렇게 되었다고 해서 포기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동안 추진해오던 것과 앞으로 계획한 글로벌 사업이 차질 없도록 의장, 위원장, CEO 등과 함께 애써달라"고 당부, 구속 전까지 활발하게 추진하던 글로벌 경영에 대해서도 의지를 드러냈다.

최 회장은 "지난 몇년간 공부한 사회적 기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려 했지만 애석하다"며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아이를 홀로 남겨둔 것 같은 심정"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은) SK의 멈출 수 없는 과업이므로 차질없이 추진해야 하고 상생경영,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도 고삐를 늦추지 말고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대한핸드볼협회장이기도 한 최 회장은 핸드볼 가족과 팬들에게 유감의 인사를 드린다면서 변함없이 성원해달라고 덧붙였다.

SK그룹은 이날 출입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최 회장이 지난 주에 변호인을 통해 그룹 구성원들에게 당부한 내용을 이같이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