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 퍼니처, ‘여행을 가다.’ 전시가 2월27일 수요일 부터 3월5일 화요일까지 인사동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kcdf 갤러리 제 2전시장(02.398.7900, www.kcdf.kr)에서 열린다. 고영규, 김명호, 김선아, 박연규, 안형재, 이경원, 이양선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 고영규. jacob’s ladder 2, W900×D270×H1600×2ea, walnut, hard maple / where should we go, W360×D360270×H440, Brown ash, brass, aluminu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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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규
jacob’s ladder 2
야곱에 브엘세바에서 떠나 하란으로 향하여 가더니 한 곳에 이르러는 해가 진지라 거기서 유숙하려고 그곳의 한 돌을 가져다가 베개로 삼고 거기 누워 자더니 꿈에 본즉 사닥다리가 땅 위에 서 있는데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았고 또 본즉 하나님의 사자들이 그 위에서 오르락내리락 하고 또 본즉 여호와께서 그 위에 서서 이르시되 나는 여호와니 너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라 네가 누워 있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네 자손이 땅의 티끌같이 되어 네가 서쪽과 동쪽과 북쪽과 남쪽으로 퍼져 나갈지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 야곱이 잠이 깨어 이르되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 이에 두려워하여 이르되 두렵도다 이곳이여 이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집이요 이는 하늘의 문이로다 하고 출처_성경 창세기 28
쫓기며 불안한 마음으로 시작한 여행, 꿈에서 본 사다리는 절대자와 자신간의 연결고리로 영원히 함께 해주겠다는 약속의 징표이다.
여행 중의 즐거움, 외로움, 슬픔, 기다림 순간 순간의 기억을 보존하고자하는 인간의 장소와 시간에 대한 저장습성, 매체로 사진 혹은 물건을 소유함으로 그 시간과 공간을 소유하려 한다.
여행의 기억을 저장해주는 선반형 장식장.
where should we go
여행중 만나게 되는 교차로.
본인의 의지대로 혹은 의지와 상관없이 가야할 길을 선택하고 가야만 한다.
교차로의 모티브로 제작된 십자형 스툴.
여행의 추억, 기억의 편린들이 구조의 곳곳에서 무수히 반짝이고 있다.
▲ 김명호. room dividers, W600×D400×H1600, oak, walnut, ash / benches, W1000×D400×H430, oak, walnut, as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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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호
room dividers
인생은 짧은 여정, 소풍과 같다.
통과의례같은 문을 지나야만 할 때도 있다.
스치고 만나고 지나치는 인연 또는 관계가 이뤄질 때도 있고 또 그러고 마는 것들이 순간에서 순간으로 벽을 넘나드는 것과 같다.
benches
어찌 가지 않은 길을 잊을 수 있을까?
잠시 멈춰 지난 삶의 편린과 같은 의자에 앉아 보자.
▲ 김선아. Volume, W830×D280×H1720, Walnut, Red Oak / Frame_Map, W930×D350(상부60)×H1700, Red Oak, Red Oak Vene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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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
Volume
여행의 기억을 담아 놓는 장식장.
보여주고 싶은 것과 담아 두고 싶은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카메라 렌즈를 모티브로 제작된 중앙 부분은 담아온 사진을 보는 디지털 매체를 플레이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표현했으며, 낯설고 설레이는 기억을 담아두는 공간은 여행용 가방을 모티브로 풀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간직한 것들은 폭이 다양한 이동 선반으로 보여준다. 내게 저장되는 소중한 것들을 위한 Voulume이다.
Frame_Map
여행에서 남는 것은 사진 뿐이라는 일반적인 상식을 프레임에 담았다.
지도를 모티브로 제작된 액자에는 사진을 자유롭게 배치하고, 테이블 상판의 프레임에는 작은 기념품을 넣어 두는 장식 공간을 담고 있다.
안형재
▲ 안형재. Bookcase - Airplane, W1525×D450×H1090, Red oak, walnut
/ Lounge sofa - 1st class, W840×D880×H820(SH 430), Red oak, fabric
Bookcase - Airplane
여행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디자인을 고민하고 있을 때 6살이던 딸아이에게 여행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지 장난스럽게 물어봤다.
눈을 반짝이더니 망설임도 없이 “비행기”라고 답을 한다. 해답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아빠의 꿈을 담은 비행기를 타고 책을 통해 세상을 여행하는 아이….
Lounge sofa - 1st class
여행을 떠나는 신나는 아이의 뒷모습을 미소를 띠며 바라보는 아빠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지금은 동행이지만 언젠가 혼자 떠나보내는 날도 있으리라. 또 돌아올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아이가 보던 책을 열어보는 날도 있겠지….
박연규
▲ 박연규. 들소리, L2000×H1550×D450, white ash, cherry, walnut, steel
/ 정_正, table : L2550×D770×H730, chair : W450×D450×H1050, arm chair : w550×d500×h1050, bench : L2100×D420×H 420, whithe ash
정_正
어릴 적 동네 대부분의 집처럼 텔레비전이 없었던 우리집. 나는 일요일 아침이면 만화를 보기위해 식전 댓바람부터 친구집으로 달려 갔다.
로버트 태권V, 그레이트 마징가, 코난 등 재미난 프로그램은 모두 일요일 아침에 했다.
재밌게 봤던 미국 대표작가 마크 트웨인의 ‘톰소여의 모험’. 미시시피를 따라 뗏목을 타고 모험을 찾아 떠나는 톰소여와 허클베리핀의 여행.
수년전 인천 목재창고를 방문했다. 그저 육중함이 마음에 들어 욕심에 사놓고 쌓아만뒀던 목재를 바라보면서, 어른이 된 지금 불가능해 보이는 뗏목여행을 떠올려본다.
뗏목이라는 말만 들어도 자연스레 즐거워진다.
묵직한 목재를 보면서 최대한 원목 그대로의 모습을 흩트리지 않도록 디자인 방향을 잡았다.
들소리 野聲
들길을 걷다 바람에 살랑살랑, 대낮임에도 야광같이 반짝거림에 눈에 들어온 강아지 풀 같은 이름 모를 풀. 소리 없이 하늘거리는 풀 소리 野聲를 창을 통해 나의 방안으로 담아 오고 싶었다.
이경원
▲ 이경원. “막국수집에서”-식탁 세트, table : Φ800×H750 1개,
stool : Φ420×H430 4개, Red Oak, Walnut, Korean traditional paper,
Paper tube
/ “둘이 먹고 놀기 좋은 상”-좌탁, Φ700×H250, Red Oak
/ “홀로 먹고 놀기 좋은 상”-좌탁, Φ380×H210, Walnut, Cherry
“막국수집에서” - 식탁 세트
여행은 볼거리가 반 먹거리가 반이다.
젊은 시절 오지 여행 중, 간이역 앞 막국수 집에서 만난 양철테이블을 추억하면서 디자인 하였다. 원통의 프레임은 지관(紙管, paper tube)을 이용했고, 전통한지를 표현재로 사용하여 여행중에서 만난 음식의 질박한 느낌을 되살려 보았다.
“둘이 먹고 놀기 좋은 상” - 좌탁
여러 명이 음식을 먹을 땐 공간의 경계가 분명한 각진 상보다는 둥그런 상에서 먹을 때 서로의 음식을 나누어 먹는 의미가 더 커진다. 입식테이블 보다는 펑퍼짐하게 낮은 좌탁에서 식도락의 여유를 즐긴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홀로 먹고 놀기 좋은 상” - 좌탁
나른한 봄날, 홀로 나선 여행에서 음식 가짓수도 적은데다 나홀로 큼지막한 밥상을 받는 다면 부담스럽고 어색할 것 같다. 그것 보다는 김치 두 조각 담긴 종지에 시원한 막걸리 한 잔 놓인 자그마한 독상을 받아 앉은 여유롭게 풍광을 즐기는 모습을 상상해보며 디자인했다.
이양선
▲ 이양선. 돌담, W810×D675×H670, Red oak, White Ash, Maple, Cherry
/ 오름, W1415×D685×H420, Red oak(탄화목)
돌담
어딘가를 향해 떠나는 여행, 이번 작업은 ‘제주를 향한 여행’이 주제이다. 제주의 아름다움을 가구를 통해서 표현했다.
제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돌담. 돌담으로 둘러쌓은 낮은 지붕의 제주 전통가옥을 보면 포근해진다. 요람같은 포근함을 소파로 옮겨놓았다.
오름
화산섬인 제주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선은 오름에 있다. 오름의 느린 곡선을 하부구조에 표현한 커피테이블. 오름이 모여 하나의 섬, 제주를 이루고 있음을 시리즈로 제작해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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