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도파라치제' 성공·'카파라치제'는 사실상 실패

[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겨울철 위험도로 시설을 신고하는 '도파라치' 제도를 도입한 이후 교통사고가 1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카파라치제'는 고액 포상에도 실적이 기대 이하여서 존폐 위기에 놓였다.

20일 보험·카드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협회가 올해 1월 14일 도입한 '도파라치제'의 신고 건수가 한 달 만에 470건을 기록했다.

충북이 69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49건), 경기(45건), 서울(40건) 등이 뒤를 이었다.

새해 들어 교통사고가 전년보다 10%가량 줄어 들어, 운전자의 안전운전 못지않게 도파라치제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도파라치제에 힘입어 상당수 위험 도로 실태를 알고서 즉각 개보수한 덕에 사고를 줄일 수 있었다는 얘기다.

'도파라치제'는 겨울철 상습 결빙 도로 등으로 교통사고가 급증하자 위험 도로 시설을 신고받아 시설 개선을 유도하려는 취지에서 올해 도입됐다.

손보협회는 신고자를 대상으로 매주 10여명을 선정해 경품을 지급한다.

당초 신고자 보상이 적어 제보가 많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지만, 거주지 결빙, 적설, 파손 도로를 알리는 사례가 잇따르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이는 포상금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차량 안전사고를 예방하려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가 잇따른 탓으로 보인다.

도파라치제에는 운전을 본업으로 하는 교통안전 전문가 단체인 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도 참여하고 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신고가 많은 결빙, 적설, 파손 도로에서 운전하면 대형 사고가 날 수 있는데 도파라치제 덕분에 이런 도로를 서둘러 보수할 수 있었다"면서 "이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신금융협회 주관으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등 대형 카드사들이 참여한 '카파라치제'는 지난해 12월 시작된 이후 이달 중순까지 신고가 20여건에 그쳐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카파라치'는 신용카드 불법모집의 증거를 포착해 여신금융협회, 금감원, 카드사에 신고하면 심사를 거쳐 포상금을 주는 제도로, 적발 건당 10만~200만원의 포상금을 주고 1인당 연간 1000만원까지 타낼 수 있지만 호응이 거의 없었다.

이는 불법 모집 신고 절차가 까다로워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카파라치 신고는 사진, 동영상, 녹취록, 가입신청서 사본, 경품 등 불법 모집 증거를 확보해 20일 안에 해야 한다. 신고 포상금만 전문으로 노리는 사람 외에는 대체로 신고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