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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직장 '1년 이하 계약직' 청년 수 4년새 60% 급증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생애 첫 직장을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시작하는 청년층의 수가 4년만에 무려 6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투자업계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학교 졸업 혹은 중퇴 후 처음으로 가진 일자리가 1년 이하 계약직이었던 만 15∼29세 청년의 수는 2012년 기준 80만2000명으로, 2008년 50만5000명에서 4년만에 59.0%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계약기간이 1년보다 긴 일자리를 첫 직장으로 잡은 청년은 같은 기간 28만7000명에서 11만6000명으로 59.6% 감소했고, 정규직 등 계약기간이 따로 없이 계속 근무 가능한 직장에 취업한 사람도 285만2000명에서 252만명으로 11.6% 줄어,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청년층 고용의 질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의 첫 일자리가 1년 이하 계약직인 경우가 더 많고, 증가율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첫 직장이 1년 이하 계약직인 여성 청년의 수는 2008년 28만8000명에서 2012년 46만6000명으로 61.9% 증가한 반면, 같은 조건의 남성은 21만7000명에서 33만7000명으로 55.1% 늘어나는데 그쳤다.

청년층의 취업은 양적으로도 크게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 15∼29세 졸업·중퇴 후 취업 유경험자의 총수는 451만3000명에서 402만8000명으로 4년새 10.8% 감소했다.

직업별로는 사무직을 첫 직장으로 삼은 청년의 수가 21만6000명 줄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고, 관리자·전문가(12만명), 기능기계조작종사자(6만7000명) 등의 순이었다.

반면 서비스·판매 종사자는 118만1000명에서 116만9000명으로 거의 줄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청년층 취업 저조 현상이 장기화·고착화할 경우, 한국의 성장잠재력을 갉아먹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이엠투자증권 임노중 투자전략팀장은 "양질의 일자리가 단기 계약직으로 대체되는 현상"이라면서 "성장잠재력을 깎는 심각한 문제"라고 진단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신동엽 간사는 "고용이 불안정해져 소비가 위축되면 경기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정규직 채용을 늘려 소비를 진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