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독서율 하락세에 경기 침체까지 겹친 탓에 가구당 책 구입액이 2년째 급감하면서 월 2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 탓에 지난해 신간 발행 부수가 20%나 줄었고, 사이버쇼핑의 서적 거래액도 사상 처음으로 뒷걸음질하는 등 출판업계에도 위기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서적 구입 지출은 전년(2만570원)보다 7.5% 줄어든 가구당 월평균 1만9026원으로, 가계동향조사 대상을 전국 가구로 확대한 지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2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또 연간 고점인 2003년(2만6346원)과 비교하면 28% 가량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소득과 소비지출이 2003년에 견줘 각각 55%, 45% 늘어난 것과 완전히 대조되는 것이다.
서적 구입 지출 추이를 보면, 지난 2003년 최고치를 찍은 이후 다음 해인 2004년 2만1000원대로 급락한 이후 매년 그 수준을 맴돌다가 2011년 6.1% 하락한 이후 2년째 감소세다.
2003년 이전에도 통계를 낸 '2인 이상 도시가구' 기준으로는 지난해 월평균 서적 구입액이 1만9314원으로, 지난 1999년(1만8181원) 이후 13년 만에 최저치였다.
이에 따라 출판업계 침체도 장기화되고 있다.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해 서적 출판업의 생산지수(불변지수, 2010년=100)는 전년보다 1.5% 감소한 93.5로 2000년(78.3) 이래 가장 낮았다.
2011년(-5.1%)에 이어 2년째 줄어든 것으로,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이후 부진의 골이 계속해서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 때 연간 성장률이 60%를 웃돌기도 하는 등 견실한 증가세이던 사이버 쇼핑몰의 서적 거래액도 2001년 해당 조사를 시작한 이래 작년에 처음 감소했다.
특히 사이버 쇼핑몰 서적 거래액은 성장률이 2007년(18.6%) 10%대로 둔화된 데 이어 2011년(9.0%) 한자릿수 증가율로 내려앉는 등 조금씩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그나마 유일하게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던 상황이라 감소전환이 출판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영향으로 대한출판문화협회의 '2012년 출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간 도서의 발행 종수가 3만9767종으로 전년보다 9.7%, 발행 부수는 8690만여부로 20.7% 감소했다.
이는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에 납본된 도서를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로, 연간 발행 부수가 1억부를 밑돈 것은 2000년 이래 처음이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의 '2011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일반도서 독서율은 66.8%로 2년째 70%를 밑돌았다. 이는 지난 1년간 한 권 이상 책을 읽은 사람의 비율이 10명 중 7명에도 못 미친다는 의미로, 1994년 86.8%에 비해 무려 20%포인트나 추락했다.
2011년 성인의 평균 독서량은 9.9권으로 10권 밑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