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유혜선 기자] 제약업계 매출 하위 30%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전체의 고작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어 불법 리베이트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제약산업 구조분석과 발전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현재 신용평가사에 매출 자료가 등록된 제약기업은 총 301곳에 이르고 있지만, 하위 30%(86개) 업체의 매출액은 전부 합쳐도 전체 기업 매출액의 1%를 간신히 넘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위 3사(동아제약, 대웅제약, 녹십자)는 전체 매출액의 13.02%였고, 상위 20%(63위) 기업이 시장의 4분의 3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상위 1%가 산업 전체 매출의 13%를 올리고 하위 29% 기업을 모두 합쳐야 전체 매출의 1%를 올리는 구조"라며 "영세 업체들의 과당경쟁과 판매·영업집중이 불법 리베이트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이 또 상위 기업들의 매출 집중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허핀달-허쉬만지수(HHI)를 산출해 시장의 적정 경쟁자 수를 유추한 결과, 국내에 적정한 수준의 제약기업 수는 약 63개로 분석됐다.
그러나 지난 2011년 기준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에 공식 등록된 국내 의약품 제조업체 수는 무려 550곳(완제품 업체 267곳, 원료 업체 371곳)에 이른다. 생산액 규모는 완제품과 원료를 다 합쳐 16조원 밖에 안 된다.
보고서는 "자유시장경제에서 제약사의 설립 자체를 규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국내 제약기업의 수와 구조조정 필요성에 대한 의미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