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회의, “생산자협의회는 책임 있는 답변 내놓아야”
생산자협, “목재법에 대한 경각심 일깨우기 위한 일”
방부액의 침윤도와 흡수량 모두 ‘0’라고 하는 전대미문의 시험결과로 이른바 ‘가짜 방부목’이 ‘가짜 시료’ 논란으로 까지 번지고 있다.
최근 방부목생산자협의회는 한국임업진흥원에서 발행한 두 건의 방부목 시험성적서를 공개한 바 있다. 이 성적서에 따르면 방부목의 침투 깊이를 나타내는 침윤도와 성분함량을 나타내는 흡수량이 모두 ‘0’인 것으로 분석됐다. H3등급을 기준으로 했을 때 침투 깊이는 8㎜, 흡수량은 2.6(ACQ 기준) 이상 나와야 한다.
이는 그동안 등급 기준을 충족치 못하는 이른바 ‘불량 방부목’을 넘어 ‘가짜 방부목’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해당 제품을 취급하고 있는 유통사 대표들은 긴급 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를 열고 그 결과를 알려 왔다.
대책회의는 한마디로 이와 같은 시험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무리 방부상태가 좋지 않은 방부목 시료를 채취했다고 해도 모든 항목 결과치가 ‘0’이 될 수는 없다는 것. 때문에 시료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대책회의 관계자는 “방부목생산자협의회가 시험의뢰한 방부목 견본에 대한 채취 및 제공이 공정하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한다”며 “(이번에 문제가 된) 공급사는 방부목 뿐 아니라 비방부목 제품도 동시에 공급하고 있으며 제시된 시험성적서의 결과 데이터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내용으로 보이는 바, 이는 방부되지 않은 제품의 일부를 제시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방부목에 대한 품질 입증이 꼭 필요하다면 제3자인 독립 공인기관의 감시와 양측의 입회하에 판매 중인 제품의 견본을 채취해 독립적인 공·사설 시험기관에서 시험토록 하는 것을 제안한다”면서 “또한 (방부목생산자협의회 회원업체에서 생산한) 다른 방부목에 대해서도 동일한 방법으로 시험할 것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에 ‘가짜 방부목’으로 지목된 같은 회사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 유통업체에서는 지난해 10월 역시 한국임업진흥원에서 발행한 방부목 임업시험성적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성적서에 따르며 오히려 표시된 등급보다 우수한 시험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 업체 대표는 “우리 회사에서는 1년여 전부터 이미 H3가 아닌 H2로 품질표시해서 판매하고 있으며, 임업진흥원에 시험의뢰 한 결과 오히려 우수한 성적을 거둔바 있다”면서 “이번 일로 제품 이미지에 타격을 받아서 영업에 지장을 받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체 대표는 “이번 일로 해당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유통업체로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일”이라며 “이 문제를 제기한 생산자협의회에서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생산자협의회는 이 문제의 본질을 대책회의에서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게 아니라 오는 5월 시행을 앞둔 목재법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
협의회 관계자는 “시료 채취는 한 회원사에서 주도해서 했기 때문에 보지는 못했다. 그리고 시험성적서와 함께 공개된 ‘샘플 사진’은 시험에 사용된 시료가 아니라 이후에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을 따로 촬영한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임업진흥원의 시험결과를 신뢰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일은 협의회에서 누구를 공격하려고 했던 게 아니고, 5월에 목재법이 시행됐을 때 불량제품을 유통하면 얼마나 위험한지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한 조치였다”며 “지금이라도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방부목들을 점검해서 목재법에 대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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