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암 투병 중이던 우고 차베스(58)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5일(이하 현지시간) 사망했다고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이 발표했다. 마두로 부통령이 발표한 사망 시점은 이날 오후 4시 25분이다.
지난 1998년 첫 번째로 대통령에 당선된 뒤 내리 세 번이나 연임에 성공하면서 14년 장기집권해왔던 차베스 대통령은 최근 2년 동안 암 치료를 받아 왔으며, 최근 들어 새로운 감염 증세로 호흡 기능이 급격히 악화돼 투병을 해왔었다.
1954년 7월 28일 베네수엘라 남부 농촌 마을 사바네타에서 태어난 차베스는 소년 시절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던 야구선수였으나 17세 때부터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하며 군인의 길을 걷기 시작해 남미의 독립 영웅 시몬 볼리바르의 사상에 심취, 이를 바탕으로 정치 활동을 위한 구상을 다져갔다.
차베스는 1992년 휘하 병력을 이끌고 쿠데타를 시도했으나 실패했으나 1994년 사면된 이후 1998년 대통령선거에서 56%가 넘는 지지를 받아 당선되고 이듬해 44세의 나이로 베네수엘라 최연소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다.
헌법 개정을 통해 2000년 재선된 차베스는 2002년 쿠데타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가 살아남은 뒤 한층 더 강력한 권력을 휘둘렀다.
2006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빈민층의 지지 속에 3선 가도에 성공했다.
2009년 국민투표를 통해서는 대통령 연임제한 철폐를 관철시켰고, 지난해 10월 암과 싸우면서 치른 대통령 선거에서는 사상 첫 야권 통합후보로 나온 엔리케 카프릴레스는 누르고 4선 고지에 올라 20년 장기 집권의 토대를 완성했다.
하지만 10월 선거 운동기간 받았던 극심한 피로로 암이 다시 발병했고, 작년 12월 네 번째로 수술대에 오르며 투병을 계속해왔다.
결국 올 1월 예정됐던 대통령 취임식 식장조차 밟아보지 못한 채 세상을 등지게 됐다.
차베스는 '포퓰리즘 정책'으로 빈민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 14년간 장기집권한 대표적인 중남미의 좌파 지도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