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 콘택트렌즈 가격 외국보다 최대 64% 비싸… FTA 발효에도 가격 인상

[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국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외국산 콘택트렌즈의 국내 가격이 외국보다 최대 64%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한·미,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관세가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콘택트렌즈 가격이 내려가지 않거나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연맹은 국내 시장의 87%를 차지하고 있는 존슨앤드존슨, 시바비젼, 쿠퍼비젼, 바슈롬 등 4대 외국 메이저 제조업체 제품을 조사 대상으로 해 국내 안경점 157곳과 미국, 일본, 중국, 대만, 호주, 홍콩, 영국 등 7개 국가의 콘택트렌즈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대다수 제품의 국내 판매가격이 국외보다 비쌌다고 6일 밝혔다.

가격 차이가 가장 큰 제품은 에어 옵틱스 아쿠아(시바비젼)로, 국내 평균 가격이 5만8214원에 달해 국외 가격(3만5402원)의 1.64배에 달했다.

아큐브 모이스트(존슨앤드존슨), 포커스 데일리즈(시바비젼), 아큐브 트루아이(존슨앤드존슨), 소프렌즈 데일리(바슈롬) 등도 국내 가격이 외국보다 11%~34% 비쌌다.

소비자연맹은 소수 외국업체 위주의 독과점적 유통구조로 인해 콘택트렌즈 국내 가격이 국외보다 비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존슨앤드존슨의 아큐브 트루아이 제품은 전체 132개 안경점 중 98%인 129곳의 판매가격이 4만5000원으로 동일했고, 아큐브 모이스트, 아큐브 어드밴스, 아큐브2 인핸서즈 등의 제품도 90% 이상의 안경점에 가격이 같았다.

이에 반해 일본은 안경 판매점들이 동일한 콘택트렌즈 판매가격을 책정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웠고, 대만은 판매가격이 같은 안경점이 40% 수준에 불과했다.

콘택트렌즈는 도매상 등 중간 유통과정이 없어 제조업체가 판매가격을 관리하기 쉽다.

특히 한·미, 한·EU FTA 등으로 인한 가격인하 효과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FTA 발효로 미국산 제품의 관세는 8%에서 5.3%로 인하되고 한·EU FTA로 유럽산 제품의 관세도 4%포인트(8%→4%)에 하락했지만, 2011년과 2012년 가격 비교가 가능한 제품 중 소프렌즈 데일리의 가격은 996원에서 1192원으로 20% 상승했고, 아큐브 트루아이도 1490원에서 1496원으로 소폭 올랐다.

소비자연맹은 "유명인을 이용한 광고 등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기보다는 실제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콘택트렌즈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안경점 간 가격 경쟁을 활성화하고, 콘택트렌즈 판매 때 제조연월일, 제조사명, 유효기간 등 제품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이번 조사 결과는 공정거래위원회 `스마트컨슈머'(www.smartconsumer.go.kr)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