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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등급 한우 1등급 속여 판 고속도로 휴게소 적발

[재경일보 박수현 기자] 2·3등급 한우를 1등급이라고 속여 판매한 고속도로 휴게소 한우판매점 업주와 종업원 등 5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횡성 또는 치악산 한우'라는 상호의 짝퉁 판매점을 운영하면서 이용객이 많은 주말과 연휴기간에 등급을 속인 '질낮은 한우'를 집중적으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1등급 한우와 2등급의 ㎏당 단가는 2만~3만원 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가의 경우, 도체 중량 400㎏짜리 한우를 도축장에 출하 시 1등급보다 낮은 2등급 판정을 받으면 100여만원의 손해를 본다.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7일 국내산 한우의 육질 등급을 속여 판매한 혐의(축산물 위생관리법 위반)로 고속도로 휴게소 내 한우판매장 운영자 김모(50)씨와 종업원 신모(50)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김씨 등이 국내산 한우 외에도 수입육이나 육우, 젖소를 반입해 1등급 한우로 둔갑시켜 판매했는지도 조사하는 한편,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 처리 여부도 검찰과 협의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축산물 도매업자인 김씨는 지난 2011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영동고속도로 내 M, H 상·하행 휴게소 각 2곳씩 모두 4곳의 한우판매점을 운영하면서 2·3등급의 국내산 한우 4486㎏을 1·2등급이라고 속여 판매, 3억1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김씨 등은 원주와 횡성, 서울 등지에서 구입한 부분육(등심, 채끝) 가운데 육질 등급이 좋은 부분육의 개체식별번호를 추가로 출력해 2·3등급 육질의 고기에 붙여 판매하는 수법으로 한우 육질 등급을 속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씨 등은 낮은 등급의 한우 판매가 저조해 재고량이 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로 단속공무원의 활동이 적고 고속도로 이용객이 많은 주말과 연휴기간에 등급을 속인 한우를 집중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김씨 등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횡성 한우' 또는 '치악산 한우'라는 상호의 한우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어 상당수 이용객들이 명품인 횡성 또는 치악산 한우로 오인해 구입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최승호 광역수사대장은 "저가의 한우를 상위 등급 한우로 허위 표시해 유통·판매하는 행위는 강원도 고유의 한우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악질적 범죄"라며 "도내 전역의 한우 판매 실태를 파악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