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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프로포폴 등 548회 투약 40대男 구속… "경찰이 날 좀 잡아줬으면", 왜?

[재경일보 유혜선 기자] 속칭 '우유주사'로 불리는 수면유도제 프로포폴 등을 2년간 무려 548회나 투약한 40대 제조업체 대표가 구속됐다.

이 남성은 위궤양 증세로 병원에서 위내시경 검사를 받으면서 프로포폴에 중독돼 병원을 돌아다니며 하루에 7번이나 투약을 하기도 했으며, 경찰이 자신을 잡아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증독 증세가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정모(46)씨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경남에서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정씨는 지난 2011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 310개 병의원을 돌면서 수면 위내시경 검사를 요구하는 방법으로 프로포폴을 456차례 투약하고 프로포폴과 비슷한 향정신성 의약품인 미다졸람을 92차례 투약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씨는 많게는 하루에 7개 병원을 돌면서 7차례나 투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정씨는 본인 이름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계속 받을 경우 수사기관에 적발될까 두려워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의 직원과 가족, 거래처 직원, 입사지원 신청자 등 10명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또 지갑을 차에 두고 왔다고 속이거나 병의원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달아나는 방법으로 모두 94차례에 걸쳐 490만 원의 진료비를 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2011년 1월 위궤양 증세로 병원에서 수차례 위내시경 검사를 받으면서 프로포폴에 중독돼 상습 투약의 덫에 빠졌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프로포폴에 중독돼 내 의지대로 끊을 수 없었다. 경찰이 나를 잡아 어떻게 해 주었으면 한다"고 진술할 정도로 중독 증세가 심했다고 경찰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