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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북 불가침 합의 폐기·판문점 연락채널 단절" 선언… 한반도 군사긴장 극대화

[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북한이 8일 남북 불가침 합의의 전면 폐기와 판문점 남북 직통전화의 단절을 선언하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전방부대 시찰을 공개하는 등 한반도의 군사 긴장을 최고 수준으로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성명에서 키리졸브, 독수리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침략행위'로 규정하면서 "조선정전협정이 완전히 백지화되는 3월 11일 그 시각부터 북남 사이 불가침에 관한 합의들도 전면 무효화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성명은 특히 "적들이 우리의 영토, 우리의 영공, 우리의 영해를 한치라도 침범한다면 즉시 섬멸적인 보복타격으로 무자비하게 징벌할 것"이라고 밝혀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 때처럼 북한이 서해통항질서라며 자신들의 영해선을 규정하고 있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의 남북 간 충돌이 재현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성명은 "우리는 오늘의 엄혹한 사태로 하여 판문점 연락통로가 더는 자기의 사명을 수행할 수 없다고 보고 그의 폐쇄를 선포한다"며 "그에 따라 북남직통전화를 즉시 단절한다는 것을 통고한다"고 밝혔다.

남북간 판문점 직통전화는 적십자 채널로 북한은 2008년 11월에도 우리 정부의 유엔 대북 인권결의안 공동 제안국 참여를 문제삼으며 판문점 직통전화를 차단했다가 2009년 8월 적십자회담 대표단 명단을 교환하면서 복원했다.

성명은 "동족대결을 생존수단으로 하는 자들과 동포애와 인도주의 문제를 논한다는 것은 숭고한 적십자 정신에 대한 모독"이라며 "전쟁책동과 신뢰구축, 대결과 대화는 양립될 수 없으며 대결과 전쟁을 추구하면서 신뢰니, 대화니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위선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조선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완전 백지화되었다는 것을 다시한번 명백히 천명한다"며 "이제 그 누구도 우리에 대해 핵포기니, 백불용이니 하는 말을 입밖에 꺼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또 김정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제 결의안이 통과된 8일 새벽 연평도를 포격했던 해안포 부대인 '무도영웅방어대'와 '장재도방어대'를 전격 시찰하면서 '전면전 준비'를 거론했다는 사실도 보도했다.

김정은은 "전선부대들을 비롯한 육군,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전략로케트군 장병들은 우리 식의 전면전을 개시할 만단의 준비가 돼 있다"라며 "적들이 예민한 수역(NLL 지칭)에서 우리를 또다시 조금이라도 건드리는 망동질을 해댄다면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고 전 전선에서 조국통일 대진군을 개시할 데 대한 명령을 하달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 전부터 '핵선제 타격권 행사, '제2의 조선전쟁' 등을 거론하며 위협 수위를 높여왔다.

이와 관련, 황해도에 있는 4군단 예하 포병부대가 남한의 수도권을 겨냥한 모의사격훈련을 최근 급격히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리 해군 함정을 공격할 수 있는 어뢰 2기를 탑재한 '대동-2급' 반잠수정 3∼4척도 NLL 인근 해상에서 기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