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이달 들어 상시행사용 무이자할부를 중단한 카드사들이 무이자할부 탑재 카드로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카드 사용 억제를 위해 상시 행사용 무이자 할부 혜택에 대해 규제하고 나섰지만, 카드사들이 무이자할부 탑재 카드로 고객을 끌어들이면서 카드 시장이 더 혼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카드사의 지난 1~2월 무이자할부 탑재 카드의 발급량은 100여만장으로, 홈페이지와 이메일, 문자메시지를 총동원해 고객에게 공지하고 카드 모집인까지 동원한 결과 전년 동기의 50여만장에 비해 두배나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 비씨카드 등은 여신전문금융업 개정에 맞춰 올해 1월부터 상시 행사용 무이자할부를 중지하는 한편 무이자할부 탑재 카드 발급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상시 행사용 무이자할부는 모든 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전 가맹점에서 가능했지만 여전법 개정으로 대형 가맹점이 비용 분담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사용이 불가능하다.
대부분 카드사는 상시 행사용 무이자 할부가 중단됐으나 고객 편의를 위해 무이자 할부 탑재 카드를 준비해놨다며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어, 금융당국이 여전법 개정으로 무이자할부 등 부가 혜택을 축소해 카드 시장의 수익 안정화를 추구하겠다는 취지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1위 신한카드가 무이자할부 탑재 카드 출시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한카드의 '심플 카드'는 전 가맹점 2~3개월 무이자 할부, '레이디 카드', '더 레이디 베스트', '러브 카드', '하이포인트 카드', '나노 카드', '4050카드'는 백화점과 할인점에서 2~3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한다. '빅 플러스 카드'와 'SK행복 카드'는 백화점에서 3개월 무이자 할부를 해준다.
삼성카드는 숫자카드를 내세워 무이자 할부 혜택 선전에 가세했다.
'삼성카드1'은 모든 가맹점 2~4개월, '삼성카드4'는 모든 가맹점 2~3개월, '삼성카드3'는 특정 백화점 및 대형할인점 2~3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삼성카드5'는 쇼핑 및 교육 업종 2~3개월, '삼성카드6'는 자동차보험 2~3개월, '삼성카드7'은 모든 가맹점에서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2~3개월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다.
KB국민카드는 '테제 스카이패스 카드', '로열 아시아나 카드' 등 VIP카드는 모든 업종 2~3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한다.
또 '와이즈카드', '스타카드' 등은 전국 백화점, 할인점 등에서 2~3개월 무이자할부를 해주고, '고운맘S카드'와 '아이사랑카드'도 백화점과 대형할인점, 인터넷 쇼핑몰에서 2~3개월 무이자할부가 가능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상시 행사용 무이자할부 중단 이후 너도나도 무이자 할부 탑재 카드 판촉에 나서는 바람에 무이자 할부 관련 사업비 감소 효과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무이자 할부 탑재 카드라고 해도 온라인 매장이나 국외에서 무이자 할부 불가, 5만원 이상 결제 때만 가능, 포인트나 마일리지 적립 불가 등 제약 조건이 많아 고객이 이용하기에 불편이 크다.
신한카드 '심플카드'는 무이자 이용 시 캐시백과 '코인 세이브'가 제공되지 않는다. '하이포인트' 카드는 문화센터 등 비쇼핑항목의 무이자 할부가 막혀 있다. 'SK행복 카드'는 무이자 할부 시 쇼핑 OK캐시백 5% 적립이 안 된다.
하나SK카드 '매일 더블 캐시백 카드'와 '매일 캐시백 카드', '더 CJ 티타늄 카드'도 온라인매장에서는 안된다. 전 가맹점에서 2~3개월 무이자 할부가 가능한 '빅팟카드'는 국외에서 할부가 안 된다.
삼성카드나 국민카드는 5만원 이상 결제 시에만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며 빅포인트나 마일리지가 적립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