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가계부채 해결 '1번 공약'인 국민행복기금의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수혜 대상이 최소 40만여명에서 최대 2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중채무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어 예상 수혜대상자 수의 격차가 매우 크다.
정부는 `국민행복기금'으로 채무를 조정할 대상으로 지난달 말 기준으로 6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1억원 이하 채권으로 정했다.
은행, 카드·할부금융사, 저축은행, 상호금융사, 보험사 등의 연체채권이 우선 대상이며, 자산 100억원 이상 대부업체의 6개월 이상 연체채권과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사들인 상각채권(금융회사가 손실처리한 채권)도 포함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2일 은행연합회와 NICE 신용평가정보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15일을 기준으로 제도금융권에서만 6개월 이상 연체자가 모두 94만2348명(연체잔액 15조6560억원)인 것으로 집계했다.
금융기관별로는 은행 연체자가 21만1332명(3조92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용카드사 17만5315명(9560억원), 보험사 5만7379명(4400억원), 협동조합 12만1328명(7조5110억원), 캐피탈사 18만8866명(1조6180억원), 저축은행 18만8128명(2조380억원) 등의 순이었다.
여기에는 대부업체 연체채권이나 캠코의 상각채권은 포함되지 않아 이것까지 모두 합치면, 캠코에 넘어간 상각채권만 65만명에 달하는 데다 채무자들이 거의 마지막 순간에 의존하는 대부업체의 연체율이 매우 높아 해당자가 수십만명으로 추산되고 있기 때문에 채무조정 대상자가 200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통계에는 다중채무자가 중복으로 집계되고 채무조정 대상이 아닌 1억원 초과 연체자도 포함되어 있는 상태여서 정확한 연체자 수를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금융기관 여러 곳에서 빚진 다중채무자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한 실태를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실제 채무조정 대상자는 통계상의 연체자 숫자보다 상당 정도 적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다중채무 연체자 수는 중복으로 계산돼 과다계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다중채무자를 고려하면 `국민행복기금'으로 채무조정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40만명을 약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은행 등 제도권 금융회사에 6개월 이상 연체한 고객이 20만여명에 달하고, 대부업체 등 비제도권 금융회사의 6개월 이상 연체자 가운데 제도권 금융기관과 중복되지 않은 연체자는 9만여명이라는 추론을 토대로 한 것이다.
또한 매각이나 상각된 채권의 연체자도 수십만명에 이르지만 실제 채무 재조정이 가능한 대상은 14만명 정도라는 추산도 이같은 관측의 근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