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주5일제 확대와 함께 경기침체 장기화로 작년 주당근로시간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근로시간도 180시간 아래로 처음 떨어졌다.
월평균 근로일수도 사상 최저였다.
기업들은 호황 때는 근로시간을 늘리지만 불황 때는 근로시간을 단축해 비용을 줄인다.
13일 통계청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에 종사하는 상용근로자 기준으로 작년 주당근로시간은 41.4시간으로, 통계가 있는 지난 1999년 이후 최저였다.
또 작년 월평균 근로시간은 179.9시간으로 처음으로 170시간대로 떨어졌다.
작년 월평균 근로일수는 21.3일로 1999년(24.5일)보다 3.2일 적었다.
작년 근로시간과 근로일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법정근로시간을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하는 주40 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기업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유럽 재정위기 이후 불어닥친 장기 침체로 기업들이 경영이 악화하자 휴일, 야간 연장근무 등 근로시간을 줄여 비용 감축에 나선 것도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작년 월평균 임금총액은 317만8000원으로 전년보다 5.3% 증가하는 데 그쳤고, 2011년에는 전년보다 0.9% 줄어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었다.
그러나 아직 한국의 근로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한국의 고용지표 분석 보고서에서 2010년 기준으로 한국의 주당근로시간이 34개 회원국 중 터키에 이어 2위였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고 근로시간 유연제 도입 등이 확대되면 근로시간은 점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병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근로시간 문제는 일과 가정을 양립하고자 하는 문화적 상황과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감소 문제를 어떻게 노사가 합리적으로 해결해야 할지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