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5개월째 연 2.75% 동결돼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5개월째 연 2.75%로 동결했다.

최근 북한의 연일 계속되고 있는 도발 위협으로 대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 데다 국내 경기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가 긍정적인 흐름이어서 경기개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대치로 정부조직개편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은이 경기부양을 위한 새 정부의 재정정책과 공조하기 위해 금리 인하를 유보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1분기 경기가 기대만큼 회복하지 않고 '무제한 통화완화 정책'으로 대변되는 아베노믹스의 본격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 금통위가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은은 14일 김중수 총재 주재로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연속으로 연 2.75%로 동결되게 됐다.

이는 일부 경기지표가 좋지 않지만 미국과 중국 등의 경기가 개선 기미를 보이고 있어 향후 미약하나마 경기개선의 기미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추가적인 악재에 대비할 여력을 비축한다는 의미도 있다.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로 북한의 도발 위협 수위가 날로 높아지면서 한반도 주변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금리를 인하할 만큼 금융시장에 가시적인 충격을 주지 않은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제는 2월 수출이 설 연휴 등 조업일수 감소와 환율하락의 여파로 IT업종의 선전에도 자동차, 선박, 철강 등이 부진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했다. 하지만 일 평균 수출액은 같은 기간 2.5% 늘어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수입액은 10.7% 감소해 2011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월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1.5% 감소하며 지난해 8월(-2.4%) 이후 첫 감소세를 나타냈다. 서비스업 생산(-0.9%), 소매판매액(-2%), 설비투자(-6.5%) 등도 모두 부진했다.

2월 고용사정은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두 달 만에 20만명대에 그쳤으나 실업률은 4%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1~2월 누적 수출은 23.6%의 높은 신장세를 나타냈고, 미국은 실업률 하락, 소매판매 지표 호조 등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